사람들이 주는 모이를 받아먹는 습성이 새들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연구진은 영국에서 겨울을 나는 유럽 철새 블랙캡들이 스페인 남부에서 겨울을 나는 동종의 새들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 새로운 종으로 갈라져 나가는 초기 단계에 있음을 발견했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번식지인 독일에서 여름철을 지낸 뒤 스페인 남부에서 월동하는 블랙캡들은 자연에서 나는 열매들을 먹고살지만 무리로부터 벗어나 좀 더 북쪽인 영국까지 날아간 새들은 먹을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많은 영국인들이 정원에 이들을 위한 모이통을 놓아두게 됐고 이때부터 진화상의 분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사람들이 먹이를 넉넉하게 주면서부터 새들은 겨울철 생존율이 전보다 훨씬 높아지게 됐고 스페인에 비해 번식지와 가까운 영국에서 겨울을 난 새들은 다른 새들보다 일찍 독일로 돌아가 유리한 영역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영국의 정원에서 모이를 먹고 겨울을 난 새들이 정말로 스페인의 새들과 다른 종인지 알아보기 위해 독일내 서식지의 블랙캡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새들의 발톱에 나타나는 화학적 신호를 사용해 이들이 어느 곳에서 겨울을 났고,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 알아 본 뒤 혈액 표본을 채취해 이들이 서로 다른 개체군인지를 조사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두 그룹이 확연히 다른 개체군으로 나타났으며 블랙캡들은 대부분 같은 월동지 출신과만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초기 `번식 격리' 현상은 새로운 종의 진화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라고 지적하고 "사람이 겨울철 새들에게 모이를 줌으로써 단 50년 만에 진화상의 분화를 일으켰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편 블랙캡들은 월동지에 따라 부리와 날개, 깃털의 형태도 달라져 번식지로부터 더 가까운 영국에서 월동하는 새들은 스페인 새들에 비해 날개가 더 둥글고 부리는 더 길고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는 새들이 자연의 먹이인 덤불 속 열매가 아닌 씨앗과 지방분이 많은 모이, 그리고 짧아진 이동거리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현재의 차이는 매우 초기에 불과해 역전도 가능하며 경제사정이 나빠져 사람들이 먹이 주기를 중단하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새로운 종이 등장하기까지는 10만~100만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 youngnim@yna.co.kr
- 저작권자 2009-12-04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