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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대전=연합뉴스 제공) 정찬욱 기자
2009-10-26

아기나무에 `젖 주는' 할머니 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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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젖을 줘 어린 자식을 키운다? 그것도 자기 자식이 아닌 남의 자식을..

물론 인간 등 포유류처럼 새끼에게 젓을 물려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린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자기 몸의 수액 등을 아낌없이 나눠 주는 나무가 우리 숲에 있다.

26일 산림청 녹색사업단(단장 조현제)에 따르면 한국 큰 나무(Korea Big Tree) 발굴 조사 및 보전사업을 하면서 어린나무를 위해 자기 몸을 헌신하는 할머니 나무들을 찾아냈다.

녹색사업단이 찾아낸 이런 할머니 나무에 속하는 나무는 산벚나무, 피나무, 섬피나무, 비자나무, 신갈나무, 주목 등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나무는 제주도 1100 도로변 어리목광장 입구 부근에 있는 수령 300년 이상의 산벚나무로, 자기 몸의 수액을 나눠주며 단풍나무를 키우고 있다.

이 단풍나무는 사람 가슴 높이 둘레가 6.1m, 높이 13m,줄기와 나뭇잎이 달린 나무의 윗부분인 나무갓(수관.樹冠) 폭이 13m에 달하는 산벚나무 큰 줄기에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백두대간 단목령 지역에 있는 가슴높이 둘레 5.8m, 높이 20m의 피나무도 자신의 몸 줄기 아랫부분에서 자라고 있는 `관중'(양치식물)과 `도깨비부채'라는 식물에 수액을 나눠주고 있다.

울릉도 태하령 지역에 있는 가슴높이 둘레 5m, 높이 14m, 수관폭 14m의 수령 200년 이상 섬피나무는 등수국이 자신의 몸을 타고 오르며 자랄 수 있도록 희생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너무 희생한 탓에 섬피나무는 자신의 몸 일부가 고사됐다.

제주도 비자림에 있는 수령 1천살 가량의 가슴높이 둘레 5.5m의 비자나무는 자기 몸에 붙은 이끼와 수분으로 `콩짜개난'이라는 난초를 키우고 있고 오대산 백두대간 구간에서는 고사중인 신갈나무에 붙어사는 일엽초(양치식물)와 고사된 주목에 자리 잡은 `아기 사스래나무'도 관찰됐다.

녹색사업단 KBT사업 담당자인 이창배씨는 "이런 어린나무들은 씨가 바람에 날라와 할머니 나무에 자연 발아된 것으로 볼수 있다"며 "자기 몸을 희생하는 할머니 나무들은 단순히 자기 몸을 빌려주는 것만이 아니라 끊임없이 숲의 변화를 유도하고 지속성을 갖도록 하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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