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톰 크루즈가 양손으로 가상의 화면을 펼치고 넘기는 장면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손끝을 통해 자유자재로 화면을 조작하는 멀티터치 기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에 적용된 것을 계기로 IT 기기 입력 방식의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멀티터치란 전류 또는 적외선 등을 통해 기기가 화면상 두 곳의 움직임을 감지함으로써 양 손가락의 움직임을 통한 화면의 확대와 축소, 이동과 회전 등 다양한 조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터치스크린 기능이다. 일반적인 터치스크린은 한 곳의 움직임밖에 감지하지 못해 단순히 버튼을 누르거나 화면을 끌어 움직이는 수준의 조작밖에 할 수 없었다.
◇멀티터치 PC 시대 '활짝' =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발표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윈도7에 멀티터치 인식 기능을 포함시켰다.
스마트폰 등 소형 모바일 기기가 아닌 PC용 OS가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윈도7과 멀티터치용 모니터를 탑재한 PC에서는 양 손가락만으로 자유자재로 인터넷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등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게 됐다.
이미 삼보컴퓨터는 윈도7 발표와 함께 세계 최초로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일체형PC 신제품 '루온 F3'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멀티터치를 통해 마우스와 키보드 없이도 다양한 조작이 가능한 등 홈PC로서 일체형PC의 장점을 살려냈다.
HP도 23인치 풀터치 HD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일체형PC 신제품을 오는 12월 출시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멀티터치 PC 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향후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PC들이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주변 기기도 지각변동 시작 = 모니터업계는 더욱 빨리 움직이고 있다.
델이 웹캠을 장착한 21.5인치 멀티터치 모니터를 출시했으며, 이어 HP도 21.5인치 멀티터치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 같은 추세는 마우스 등 기존의 입력기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팟으로 멀티터치 보급의 1등 공신이 된 애플은 벌써 마우스에도 멀티터치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애플의 신제품 마우스는 기존 마우스의 스크롤 휠이 사라진 대신 마우스 표면이 사용자의 양 손가락 끝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식으로 멀티터치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존 마우스보다 훨씬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모니터를 통한 멀티터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대신 이 제품을 쓸 수도 있다.
◇키보드 대신 터치 시대 오나 = 업계는 멀티터치가 PC에 도입된 것을 계기로 IT 기기 전반으로 확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 등 소형 기기에서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팟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업체 제품에서 이미 대중화되고 있으며, 여기에 PC까지 이를 지원함으로써 가히 멀티터치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자판을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움직임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손가락 끝 움직임으로 대부분의 기기 조작이 가능해짐으로써 훨씬 편리한 IT 생활이 가능해진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아울러 모니터로 다양한 입력 기기가 통합됨으로써 IT 기기의 모바일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으며, 외부 입력 기기는 더욱 세분화되고 특화된 용도를 가짐으로써 기기 및 각종 응용프로그램의 고성능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윈도7용 마우스와 키보드, 웹캠 등이 원터치 버튼을 통한 편리한 조작을 지원하는 것도 이 같은 추세의 시작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십년간 계속된 키보드와 마우스의 시대가 멀티터치 기능에 의해 대체될 날이 멀지 않았다"며 "멀티터치 기능을 통해 누구나 생활 속에서 IT 기기를 더욱 편리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조성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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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0-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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