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마치 3년 전, 노벨 화학상을 떠올리게 한다. 3년 전 노벨 화학상은 DNA의 유전정보를 RNA로 넘기는 역할을 하는, RNA 중합효소를 연구한 과학자의 차지였다. 그런데 올해는 전사의 그 다음 단계인, 번역에서 RNA의 유전정보에 따라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리보좀(Ribosome)를 연구한 과학자가 수상을 했기 때문이다.
아미노산 붙여주는 똑똑한 소기관
핵 안에서 DNA 유전 정보가 RNA 중합효소에 의해 메신져RNA(mRNA)로 합성된다. 합성된 메신져 RNA가 세포질 나와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작은 세포 내 소기관 리보솜이 필요하다. 번역 과정 중 필요한 tRNA와 rRNA는 앞서 DNA를 주형으로 만들어진다. mRNA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tRNA는 유전정보(코돈:codon)에 맞는 20가지의 아미노산을 운반해 리보솜에 이동시킨다. 리보솜에서는 이 운반된 아미노산을 연결시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 내게 된다.
항생제에 대한 표적, 리보솜역사 속에서 인류를 가장 위협했던 존재는 장티푸스, 콜레라 등의 질병을 일으킨 세균들이었다. 이번 노벨 화학상의 연구 업적이 중요성을 더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해마다 수백억 명을 살리고 있는 항생제는 리보솜의 구조와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그 제조가 보다 용이해 졌기 때문이다. 항생제와 리보솜은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항생제는 세균은 죽이되 사람에게는 해가 없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세균과 사람에게서 다른 표적을 찾아야 했고, 그러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리보솜이었다. 리보솜은 세포의 생명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세균으로 대표되는 원핵생물과 사람과 같은 진핵 생물이 서로 다른 리보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표적화 된 항생제는 사람 몸에 들어가 세균의 리보솜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한다. 즉, 숙주세포인 인간의 리보솜 기능에는 여향을 미치지 않고 세균만 퇴치하는 것이다.
항생제의 내성 메커니즘 밝혀
오늘 날,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세균의 내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이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낸 자체 방어능력으로, 세균은 DNA 변이를 통해 다음에 그 항생제를 또 만났을 때 견뎌낼 수 있는 기전을 발전시킨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세균의 리보솜 구조를 통해서 가능하다. 실제로 수상자 중 한명인 스타이츠 박사는 항생제가 결합한 돌연변이 리보솜의 삼차원 구조를 보여 줌으로써 어떻게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는지에 대해 밝혔다.
- 김현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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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0-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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