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김현희 객원기자
2009-10-12

노벨상으로 본 분자생물학 이야기 (상) DNA 말단 복제의 한계와 극복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지난 5일에는 노벨 생리의학상, 7일에는 노벨 화학상의 수상자가 잇따라 발표됐다. 올해의 노벨상이 주목한 부분은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를 중심으로 발전한 분자생물학 분야이다. 센트럴 도그마란 제임스 왓슨과 함께 DNA 구조를 밝힌 프랜시스 크릭이 제안한 개념으로, 1970년 네이처지에 처음 소개됐다. 이 원리는 생명체의 유전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한 흐름을 나타내는 세 가지 전이과정을 뜻한다. 기존 DNA에서 새로운 DNA를 생성하는 복제(replication), DNA에서 RNA를 생성하는 전사(transcription), 그리고 RNA에서 단백질을 생성하는 번역(translation)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말단에 존재하면서 염색체의 손상 또는 다른 염색체와의 결합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체세포는 늙을수록 거듭된 분열에 의해 염색체의 말단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다.

텔로미어는 왜 짧아지는가

DNA를 복제하는 역할을 하는 DNA 중합효소들은 오직 한 방향(5′→3′)으로만 DNA를 합성하는데 두 가닥의 DNA는 가닥 마다 다른 방식으로 합성을 진행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적으로 합성을 하는 한 가닥(리딩 가닥:leading strand)이 있는 반면, 중간 중간 조금씩 합성을 해 놓은 일부 가닥들을 나중에 이어 붙여 완성시키는 가닥(래깅 가닥:lagging strand)이 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현상은 이 두 번째 방식의 합성 때문에 발생한다. DNA가 처음 합성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합성 시작 지점에 프라이머라는 아주 짧은 DNA를 필요로 한다. DNA 중합효소가 이 프라이머에 붙어 합성을 시작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리딩 가닥의 경우는 복제할 DNA의 맨 앞에 한 개의 프라이머만 놓으면 되지만 래깅 가닥의 경우에는 중간 중간에 여러 개의 프라이머를 두어 합성을 해야 한다. 결국 래깅 가닥의 최후 말단에는 프라이머를 두어 합성할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마지막 DNA 서열 몇 개는 합성 자체가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같은 서열이 여러 번 반복되어 있는 DNA 말단, 텔로미어

결과적으로 진핵 세포는 염색체의 말단 서열의 정보를 지키기 위한 특별한 기전이 필요하다. 마지막 DNA 서열을 단순히 반복 배열(tandem repeats)하여 말단 소실로 오는 피해를 막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 배열된 텔로미어의 길이는 생물마다 차이가 있으며 사람의 경우 보통 5000~10000bp (1bp는 DNA 염기 1개 길이)로 세포분열을 할 때마다 50~200bp만큼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노화된 세포 안의 텔로미어들은 상당히 짧아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텔로미어 발견 이후, 텔로미어와 노화에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 되어 온 이유도 텔로미어의 손실을 막는 다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텔로미어의 손실을 막는 것은 불로장생의 세포 아닌 암세포였다

텔로미어를 복구하는 텔로머라제

복제 시 DNA 말단을 지키는 것은 서열을 반복 배열하는 것 외에 소실된 DNA 말단의 양만큼 다시 DNA 합성해 놓은 방법도 있다. 이 합성을 돕는 텔로머라제는 DNA→RNA의 전사와 반대로 RNA→DNA 역전사를 유도하는 특이효소(역전사효소: reverse transcriptase)이다. 텔로머라제는 상보적인 주형 RNA를 자신의 효소 복합체 일부로 가지고 있어 이 RNA 주형을 사용하여 말단 소체 반복배열을 다수 복제한다.

텔로머라아제 불활성으로 암 정복

빠르고 끊임없는 복제로 무한 증식하는 암세포에게 텔로머라제는 아주 매력적인 생물학적 기전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암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의 활성도가 매우 높으며 소실되는 DNA 말단을 계속적으로 복구시키면서 텔로미어의 손실 그리고, 세포 사멸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세포의 주기를 거스르며 죽지 않고 증식만 한다. 적을 알고 싸우면 전쟁이 더 쉽다고 하였나. 과학자들은 활성된 텔로머라제를 이용해 암세포 죽이기에 나선다. 텔로머라제를 불활성화 시킴으로써 정상적인 세포 주기를 따르게 하는 방식으로 암정복에 나선 것이다. (계속)

김현희 객원기자
hsquare9@naver.com
저작권자 2009-10-12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