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 동일한 일란성(一卵性) 쌍둥이라도 개인별 음성의 특징인 성문(聲紋·voiceprint)은 차이가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유괴범죄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의 수사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언어연구소는 대검찰청과 함께 일란성 쌍둥이 50쌍의 목소리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실험에 참여한 쌍둥이들이 미리 준비한 문구를 읽거나 자유롭게 대화하는 목소리를 녹음해 비교ㆍ대조한 결과 성문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아에이오우' 등 모음을 발음하는 방식과 목소리의 높낮이, 대화의 완급 조절 등 언어습관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는 "아무리 유전자가 똑같은 쌍둥이라도 성대의 크기나 모양까지 완벽하게 같지는 않고 성장 과정의 경험도 달라 여러 가지 차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이 대검찰청의 최신 음성분석 기술인 자동 화자(話者) 식별 시스템에 남자 쌍둥이 20쌍의 목소리를 입력했을 때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원이 확인됐다.
단순히 `구별이 가능하다'는 데 그치지 않고 실용적 가능성까지 검증된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대검 과학수사담당관실 김경화 박사는 "쌍둥이의 목소리까지 구분할 수 있다면 일반 범죄자의 목소리는 더욱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검찰청이 보유한 음성감정 기술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여자 쌍둥이의 목소리까지 자동 화자 식별 시스템으로 분석하는 등 연구를 마무리해 오는 8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열리는 국제법음성ㆍ음향학회(IAFPA) 연례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황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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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6-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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