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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재훈 객원기자
2009-06-18

물리학자들, ‘소리의 블랙홀’을 창조하다 뉴사이언티스트, "호킹 복사의 비밀 캘 열쇠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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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30여 년 전 양자역학이론에 따라 작은 블랙홀들이 입자를 방출한다고 주장했다. 블랙홀에 대해 밖으로 향하는 양의 에너지복사는 음의 에너지입자가 블랙홀로 유입되는 양과 균형을 이루게 된다. 이때 음의 에너지가 블랙홀에 들어오면 블랙홀의 질량이 서서히 줄어 블랙홀 자체도 증발하듯이 사라지게 되는 현상을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고 한다.

하지만 호킹 복사는 이제까지 이론상으로만 존재해와 수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가 17일 호킹 복사에 대해 중요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해 과학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빛 대신 소리를 낚아채는 인공 블랙홀이 물리학자들에 의해 창조돼 호킹 복사를 추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소리 속도보다 빠르게 물질 움직이는 게 키워드

호킹 복사 에너지는 서서히 블랙홀을 사라지게 만든다. 블랙홀들은 한 물질이 매우 고밀도가 돼 특이점이라고 불리는 지점으로 붕괴될 때 형성된다. 블랙홀의 중력은 너무 커서 '사상(事象)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불리는 블랙홀의 바깥 경계 주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건 없다. 그건 빛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이 비밀을 캐내기 위해 ‘소리 블랙홀’을 개발해왔다. 학자들은 하나의 물질을 소리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이게 만들어서, 마치 물고기가 빠르게 움직이는 해류 속에서 헤엄칠 때처럼, 소리 파동이 그 자체의 파동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어서 블랙홀을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해냈다. 소리는 해류와 비슷한, 사상의 지평선에 효과적으로 낚아 채이게 된다.

재료 물리학자들은 원자의 군집 덩어리가 마치 단일 원자처럼 행동하는 곳에서의 양자 상태인, 보스-아인슈타인 응축(Bose-Einstein condensates : BECs)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보스-아인슈타인의 발전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볼더의 콜로라도 대학 에릭 코널 박사는, 응축은 초음속으로 움직이면서 만들어지고, 그러므로 물리학자들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의 진행 과정에서 소리의 블랙홀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 하이파(Haifa)에 있는 테크니온-이스라엘 기술연구소(Technion-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의 제프 스타인하워와 그 동료들이 보스-아인슈타인 응축 안에서 호킹 복사를 생산해내는 것에 대한 실험을 처음으로 논문화한 연구 작업을 수행해냈다고 말했다.

이 팀은 10만개 이상의 대전(帶電)한 루비듐 원자들을 절대 영도 상태로 저온화시키고, 이들을 자장에 묶어 놨다. 연구자들은 레이저를 이용해서 원자들을 끌어들이고 물질을 소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나갈 수 있게 만드는 전위(電位)도 만들어냈다.

이 조직은 1000분의 8초간 지속되는 초음속의 흐름을 만들어내며, 어느덧 소리를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소리 블랙홀을 형성해내게 된다. 이 결과는 호킹 복사의 첫 번째 추적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심층적인 의미가 있다.
 
양자 역학자들에 따르면 여러 짝의 입자들이 비어있는 공간에 점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입자와 반입자로 구성된 이 짝들은 그들이 서로를 소멸시키고 사라지게 하기 전에 아주 잠깐 동안만 존재하는 것.

"호킹 복사 개념화는 물리학계의 큰 은혜"

그러나 1970년대, 호킹 박사는 이 짝이 블랙홀의 경계 가까이에서 만들어졌다면, 하나의 입자는 그것이 파괴되기 전에 떨어질 수 있고, 그 입자의 파트너-그 하나가 입자라면 반입자, 반입자라면 입자-는 사상의 지평선 밖으로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연구자들에게 이 입자는 복사처럼 보였다. 소리의 블랙홀에서 호킹 복사는 음향 양자(量子)라고 불리는 진동 에너지의 집합체같이, 입자의 형태를 취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호킹 복사를 찾는 것은 물리학계의 큰 은혜가 될 것이라고 우주학자인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션 캐롤 박사가 말했다. 캐롤 박사는 "하나 확실한 건, 스티븐 호킹이 노벨상을 탈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 이상의 것을 보여 주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재훈 객원기자
plutos14@naver.com
저작권자 2009-06-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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