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와 함께 '신대륙'에 당도했던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미국ㆍ멕시코의 고고학자들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 일대에서 발견된 콜럼버스 시대의 유해들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한 결과, '콜럼버스의 동지들' 중 일부는 서아프리카계 혈통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동위원소란 원자번호는 같지만 원자를 구성하고 있는 질량이 서로 다른 원소를 뜻하는데, 인체의 경우 유년기의 식습관, 생활환경 등에 따라 치아에 함유되는 동위원소의 비율이 결정된 뒤 평생 유지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해의 치아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한 것이다.
멕시코 유카탄 자치대학ㆍ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공동연구팀은 이를 통해 멕시코 남동부 캄페체의 교회 묘지터에서 발견된 유해의 상당수가 서아프리카계 혈통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캄페체는 콜럼버스가 이끈 유럽 신대륙 정복자들의 초기 정착지 중 한 곳이다.
'콜럼버스의 동지들' 중 상당수가 서아프리카계 혈통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에 대해 중남미 지역 전문가인 리처드 리 투리츠 교수는 1500년대 이전에 아프리카인들이 신대륙에 도착했다는 것 자체는 그다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상당수의 아프리카인들이 이미 1400년대 후반에 노예의 신분으로, 혹은 자유인의 신분으로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로 이주한 흔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중 일부가 콜럼버스와 함께 신대륙으로 향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질화학자인 위스콘신대의 제임스 버튼 연구원은 "그들(연구팀이 치아 감별 대상으로 삼은 유해)이 아프리카계 혈통인 것으로 추정되긴 하지만, 아직 아프리카인들과 스페인인들을 명확히 구별해 줄 수 있는 동위원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면서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이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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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5-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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