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사람을 꽃처럼 환하게 피어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도전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 우주를 향한 열망을 근본적으로 일깨워주는 원동력이었습니다.”
28일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 한국 최초의 우주인 문턱에서 예비우주인 역할에 머물게 됐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산(33) 연구원이 ‘한국 우주인 훈련, 소유즈 우주선과 우주 비행 소개’란 주제로 공개강연을 열었다. ‘2009 세계천문의 해’를 맞아 한국우주과학회(회장 양종만)와 한국천문학회(회장 강영운)가 공동으로 개최한 춘계 학술대회 행사였다. 이날 어울림홀에는 300여명의 학회 관계자 및 일반인들이 참가했다.
고 연구원은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인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유영하는 재미있는 동영상으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우주인 여럿이 서로 도와 직접 몸을 돌리며 나사를 죄는 모습, 4~5명의 우주인이 열을 지어 제식훈련을 하는 모습,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의 모습, 다이아몬드처럼 떠다니는 물 덩어리를 입으로 받아먹는 모습 등의 영상이 나오자 참가자들은 웃음과 탄성을 동시에 터뜨렸다.
섭씨 50도서 생존훈련 1시간 30분에 몸무게 3kg 빠져
고 연구원은 “사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게다가 우리 세대에서 우주인이 배출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우주인이 꿈은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우주에 다녀온 지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자 우리도 여기 있는 학자들과 어린이들이 언젠가 그들의 우주과학을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경험을 하면서 보니 우주복 산소 밀봉을 고무줄로 직접 5번 돌려 감는 식으로 하는 등 원시적인, 하지만 실제적인 고민이 많이 담긴 방법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고 연구원은 섭씨 50도의 열기 속에서 해양생존을 위해 1시간 반이나 옷을 갈아입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몸무게가 3kg이나 빠진 경험, 비행기 속에서 중력과 무중력 상태를 20번 정도 번갈아 경험하며 토할 뻔 했던 경험, 지구 중력의 8배에 가까운 고중력 상태에서 눈알 굴리기를 통해 시력을 측정해야했던 경험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호응을 얻어냈다. 또 자신은 직접 체험하지 못했지만 물을 전기분해해 산소를 생산해내는 우주정거장 내의 우주인들의 생활에 대해 동영상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한 모습을 전달했다. 그는 “드넓은 우주공간 속의 미약한 생물인 우리를 생각해보면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 도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춘계 학술대회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며 29일 오후 4시에는 천체투영관에서 연세대 이명현 박사의 ‘우주의 탄생과 미래’, 30일 오후 4시에는 역시 천체투영관에서 천문연구원 최영준 박사의 ‘명왕성 퇴출의 이유’를 주제로 한 대중강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강연 참가는 국립과천과학관 홈페이지(www.scientorium.go.kr)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한다.
- 이재훈 객원기자
- plutos14@naver.com
- 저작권자 2009-04-29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