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동전화용 주파수를 회수, 재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통신사들이 정부의 정책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파수를 매개수단으로 이용하는 통신사 입장에서 볼 때는 주파수의 확보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파수가 가진 희소성과 저대역 주파수일수록 전파가 잘 전달된다는 주파수의 특성 때문에 통신사들은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할당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방통위,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밑그림 그려방송통신위원회는 ‘2011년 6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800㎒셀룰러 및 PCS 주파수, 미활용 중인 2.1㎓ WCDMA 및 2.3㎓ 와이브로(WiBro)용 잔여 주파수, 2012년 DTV 전환에 따른 700㎒대 활용가능대역 확보 등에 대한 큰 차원의 주파수 정책방향을 정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각계 각층의 의견수렴을 위해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정책방안’에 대해 공청회를 개최한다.
방통위는 구체적으로 ▲800㎒/900㎒ 대역에서 각각 20㎒폭, 총 40㎒폭을 회수해 3G 이상 용도로 저대역을 확보하지 못한 후발 또는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 방안 ▲ 미할당한 상태인 2.1㎓대 W-CDMA 40㎒폭은 기존 또는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 2.3㎓대 WiBro 27㎒폭을 신규사업자에게 할당 ▲2012년 DTV 전환을 위해 ’DTV 채널배치 계획‘을 수립하고 ATV 주파수를 회수해 700㎒대 활용가능대역 확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신사, 한정된 자원 '주파수'에 사활 건다
통신사업자들은 정부의 주파수 회수 및 재배치 방침에 대해 업체에 따라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파수가 공공의 재산이긴 하지만 SK텔레콤을 비롯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낮은 대역의 주파수를 포기하기 싫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 주파수를 부여받지 못한 사업자들 가운데 특히 후발 이통사들은 정부의 정책을 적극 반기고 있다.
그럼 방통위가 배분하려는 주파수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사업자들이 사활을 걸고 주파수를 배분받으려고 애를 쓰는 걸까?
◆낮은 대역 주파수일수록 전파 특성 우수
주파수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일단 통신 사업자들이 주파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주파수가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이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주파수는 무한대로 이용할 수 없다. 희소성의 원칙이라는 경제원리가 작용하는 셈이다. 때문에 누군가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으면 다른 사업자가 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없다.
최근 들어 데이터 압축 기술 등의 기술개발에 힘입어 좁은 주파수 대역을 과거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다. 때문에 사업자들은 다양한 사업을 위해 폭넓은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기를 원한다.
사업자들의 관심이 정부의 주파수 재분배에 모아지는 또 다른 이유는 주파수의 특성과 관계가 있다. 주파수는 일반적으로 고대역 주파수와 저대역 주파수로 나눌 수 있다. 주파수 대역이 낮을수록 전파의 특성이 우수하다. 전파의 특성이 우수하다는 말은 주파수가 장애물을 만나도 잘 전달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고대역의 주파수는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만나면 전파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후발사업자들은 1.8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대역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SK텔레콤은 주파수 특성이 우수하다. 때문에 기지국을 적게 설치해도 우수한 통화품질을 제공할 수 있다.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비용을 아낄 수 있다.
결국 주파수가 가진 무한하지 않다는 희소성과 낮은 대역의 주파수의 성질이 우수하다는 특징 때문에 주파수 재분배가 논의가 시작될 경우 업체들이 첨예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큰 셈이다.
- 박지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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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11-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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