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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길원 기자
2008-10-23

노벨상 심사위원이 말하는 수상자 선정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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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많은 과학자들이 매년 10월이면 노벨상 수상자 선정 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더욱이 과학분야에선 아직 수상자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혹시라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노벨상 수상자는 어떻게 선정되는 것일까?

22일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사장 엄천일)이 마련한 `해외우수석학 초청 워크숍' 참석차 한국을 찾은 노벨상 심사위원들을 만나 이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던 맷 존슨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교수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인 예테보리대학의 엘리너 캠벨 교수, 링코핑대학의 잉거머 룬스트롬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노벨상심사위원회는 매년 1월 전세계의 각 분야별 심사위원단 2천명으로부터 노벨상 후보를 추천받아 이 가운데 300명 정도를 추린다.

이후 심사위원회는 2월부터 7월까지 추천 후보들을 압축하는 작업을 거쳐 8월이면 위원회 자체적으로 최종 1명을 선정, 스웨덴 왕립한림원에 후보를 올린다.

이렇게 선정된 노벨상 후보는 9월에 30명으로 구성된 각 분과별 전문가 집단의 평가를 거쳐 10월에 왕립한림원에서 최종 결정된다는 것이다.

처음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2천명은 ▲스웨덴 왕립한림원 소속 회원 350명 ▲노벨상 심사위원 ▲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지역 교수들 ▲전임 노벨상 수상자들 ▲해당 분야 유명 대학▲특별히 초청된 과학자들 등이다.

후보 추천권을 갖는 대학에 대해 존슨 교수는 "해마다 해당 분야에서 권위 있는 대학 중 한 곳을 골라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몇 해 전부터 유명대학 리스트를 늘리는 작업을 해왔고 한국도 이 중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후보를 심사하는 기준은 해당 철저히 해당 후보의 업적과 개인적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며 대학이나 지역, 국가, 성별 등에 따른 안배는 없다는 게 존슨 교수의 설명이다.

존슨 교수는 "첫 발견 또는 발명인지, 그리고 그 발견이나 발명이 얼마나 중요성을 가지는지, 새 분야를 개척했는지, 사회에 얼마만큼 임팩트를 줬는지 등이 심사에 고려된다"면서 "현재 시점에서 이슈화된 연구분야보다는 오래전에 기초적인 발견을 한 사람한테 상이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심사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했다고 해서 왕립한림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존슨 교수는 "1908년의 경우 심사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올린 후보가 왕립한림원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왕립한림의원이 최종 권한을 가지기 때문으로, 따라서 노벨상 수상자는 발표 당일 몇 시간 전까지도 공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노벨상 후보에 대한 심사과정부터 최종선정까지의 모든 과정은 50년간 비밀에 부쳐진다.

만약 심사위원이 심사과정이나 후보 명단 등을 누설한다고 해서 이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매장할 수 있다"고 존슨 교수는 답했다. 때문인지 이들 심사위원은 올해 300명의 후보자 가운데 한국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자 답변을 피했다.

한국이 아직까지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과학의 역사가 짧은 점'을 내세우는 데 대해 룬스트롬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결정이 의미 있는 발견 시점으로부터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원칙은 아니다"라며 "한국이 과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노벨상 수상을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세계에서 공정하게 후보자 추천을 받고 있는 만큼 과학적 성과만 뛰어나다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여부를 떠나 수상도 가능하다는 게 룬스트롬 교수의 입장이다.

일본에서 여러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반면 한국은 수상자가 아직 없다는 지적에 대해 캠벨 교수는 "한국의 과학 역사는 20년 남짓이고, 일본은 이보다 길기 때문에 일본의 기회가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본다"면서 원칙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 후보로 부각되기 위해선 젊은 과학자들에게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잘 실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실험장비를 지원해 주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제공)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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