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가 백인(Caucasian)과 동양인(East Asian) 쌍둥이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키와 몸무게 등을 결정하는 유전 인자의 개인차가 알려진 것보다 크고 유전적 다양성이 동양인보다 백인에서 훨씬 풍부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남대 심리학과 허윤미 박사팀은 1975~1993년 출생한 미국과 호주, 핀란드 네덜란드의 백인 쌍둥이 3천735쌍과 1968~1994년 출생한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의 쌍둥이 1천584쌍을 비교,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신체 지표의 인종 간 차이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분석한 것으로 '국제비만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9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허 박사는 이 연구에서 백인과 동양인 쌍둥이들을 성별과 일란성, 이란성 등으로 분류해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BMI:키를 몸무게의 제곱 값으로 나눈 것.㎏/㎡)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일란성 남자 쌍둥이와 여자 쌍둥이, 이란성 남자 쌍둥이와 여자쌍둥이, 이란성 남녀 쌍둥이 등 모든 분류군에서 백인이 동양인보다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의 평균값이 모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의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가 평균치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보여주는 편차도 모든 분류군에서 백인이 동양인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신체 지표에서 이런 편차가 크게 생기는 이유를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키의 경우 편차의 91%, 몸무게는 편차의 86%가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백인이 동양인보다 평균적으로 키가 크고 몸무게가 무거우며 비만도가 높은 대신 개인 간 편차도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또한 신체 지표들을 결정하는 유전 인자들의 다양성이 동양인보다 백인에서 더 풍부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허 박사는 "이 연구는 백인과 동양인의 키와 몸무게, 체질량지수 차이에 대한 유전적, 환경적 요인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며 "비만이나 성장 관련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서 인종 및 민족 간 유전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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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9-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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