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가동될 예정인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가 "세상의 멸망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과학자들이 가동 중지를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1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이 유럽인권협약에서 규정한 생명에 대한 권리를 위반한다며 영국을 포함해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20개국을 상대로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했다.
스위스 유럽가속기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는 우주 탄생의 순간인 빅뱅의 신비를 풀기 위해 44억파운드를 들여 스위스 제네바 근처 지하에 건설한 세계 최대 과학실험장치이다. 둘레가 27㎞나 되는 이 입자가속기는 두 개의 입자 빔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우주 탄생의 이론적 기원인 빅뱅 직후의 상황을 재현하는 실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과학자들은 이 거대강입자가속기가 입자 파편들을 초고속으로 충돌시키고, 섭씨 1조도가 넘는 온도를 조성함으로써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미니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거대강입자가속기가 미니 블랙홀을 만들어내고 이 블랙홀이 4년 안에 지구를 완전히 삼킬만한 크기로 팽창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과학자들 중 한 명인 독일 에버하르트 칼스 대학의 화학자 오토 로슬러 교수는 "CERN도 입자가 충돌할 때 미니 블랙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으나 그들은 이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로슬러 교수는 "내 계산으로는 미니 블랙홀들이 살아 남아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팽창하면서 지구를 내부로부터 삼켜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자신의 계산이 오류라는 것을 입증할 안전성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CERN에 촉구했다.
그러나 유럽인권재판소는 가동 중지령에 대한 요청을 일단 기각했으며, 가속기 실험이 생명권을 위반하는지에 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 (런던=연합뉴스 제공) 김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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