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 기생충은 평상시엔 딸을 많이 낳지만 환경이 불리해지면 아들을 많이 낳아 감염률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말라리아 원충들은 사람의 면역체계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번식을 위한 동족 내 경쟁이 심해지는 등 환경이 나빠지면 수컷을 많이 번식시켜 유전자가 후대에 전달될 기회를 전반적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말라리아 원충이 새끼들의 특정 성비를 높이는 때를 파악한다면 말라리아 치료약과 백신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가 말라리아에 감염된 피를 빨 때 모기의 몸 속으로 들어가는 원충은 20분 안에 번식을 시작하는데 암컷 단세포는 난자가 되고 수컷 단세포는 8개의 정자로 분열한다.
그러나 서식지인 모기의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말라리아 원충은 번식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암수 새끼의 비율을 조절하게 되며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모기의 입으로 이동해 모기가 다음번 피를 빨 때 침을 통해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말라리아 원충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복잡하게 사회적 상황과 환경 변화에 반응한다면서 이런 능력은 지금까지는 곤충이나 새, 포유동물 같이 보다 복잡한 동물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고 지적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youngnim@yna.co.kr
- 저작권자 2008-05-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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