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는 지난 5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5일 한국과학문화재단 1층 과학사랑방에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의 사회로 허두영 동아사이언스 이사, 장재열 과학문화콘텐츠센터 소장, 이강봉 사이언스타임즈 편집기획위원이 참여했다. 젊은 독자층의 확보, 시의성 있는 기사 제공, 의제발굴 및 제시 등이 주요한 논의거리였다.
사이언스타임즈 창간 5주년 이덕환(사회) : 단기간에 사이언스타임즈가 현 위치에 오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먼저 사이언스타임즈의 지난 5년을 간략히 평가해달라.
허두영 : 중요한 과학문화 사업들이 기존 언론에 적극적이 반영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사이언스타임즈의 탄생은 적절했다. 전문 매체에 의해 IT 산업분야가 많이 소개되고 있듯이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문화 분야의 다양한 보도로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장재열 : 98년 IMF 체제 이후로 기존 언론사들은 과학기사의 비중을 낮춰버렸다. 사업홍보를 많이 해오던 사이언스타임즈는 최근 1년 사이에 여러 기능이 확대돼 미디어의 성격을 강화하는 측면을 보였다.
이강봉 : 과학기술계 사람들을 만나보면 사이언스타임즈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독자층이 급속히 늘어났다. 사이언스타임즈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허두영 : ‘과학문화 매체’라는 것은 생소하지만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과학문화라는 것은 합리적인 토론문화를 바탕으로 해야만 가능하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공공기관 매체라는 태생적 한계와 안정적 예산 지원이라는 울타리를 갖고 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해야만 독자들과 소통하는 양방향 과학문화를 이끌 수 있다.
장재열 : 사이언스타임즈는 다른 매체에서 보도하지 않는 과학문화 활동을 전문적으로 기사화할 수 있다. 특히 현안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비판보다 예방적인 차원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아울러 사이언스타임즈는 지난 5년을 분석하고 마스터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의 한 경제신문이 보여준 마스터 플랜처럼 백서 형식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과학보도 역할은 충실 … 태생적 한계 극복은?
이덕환 : 교육과학기술부의 탄생으로 과학과 더불어 교육 쪽에도 관심을 두어야 한다. 최근에는 문화예술 등 매우 폭넓은 내용을 다뤄왔다. 그러나 시험은 짧을수록 좋다. 한편으로는 독자층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가야 한다는 욕심도 든다. 독자층이 넓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강봉 : 동감한다. 담론을 좋아하는 건 주로 나이든 분들이다. 젊은 층은 자신과 실질적으로 관계있는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현실성 있는 기사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재열 : 매체를 운영하기 위해 충성도(집중관심도)가 높은 독자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오피니언 리더나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주력 독자층으로 끌어들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충성도 높은 독자층을 유지하면서 젊은 층으로 저변을 확대하는 방향이 어떨까 한다.
이덕환 : 과학문화를 전제하고, 독자층의 관심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허두영 : 미디어는 이슈를 이끌어내서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긴 호흡의 특별기획 등을 통해 다른 매체들로 인용될 수 있는 정책 자료를 생산해야 한다.
장재열 : 충분한 인력으로 좋은 기사를 발굴하면 더 바랄나위가 없을 것이다. 현재는 편집의 전문성과 감각을 살릴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허두영 : 시사적인 쟁점에 대해 신속한 판단이 가능하려면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는 권한이 동반돼야 한다. 가령 역량을 ‘광우병’에 집중해서 한 두 달 동안 시사기획을 만드는 것이다.
장재열 : 사회의 이슈를 선점하는 ‘어젠다세팅(의제 선정)’이 언론기관의 역할 중 하나다. 전문성과 꾸준한 취재로 사이언스타임즈도 의제를 던져야 한다.
이강봉 : 전문가와 자문단의 도움으로 이슈를 발굴할 수 있다.
젊은 독자들의 주목을 끄는 ‘의제’ 발굴해야
이덕환 : 시의성 확보와 의제 발굴과 제시 능력의 강화가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독자층을 젊은 층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도 화두다. 화제를 바꿔서 5년 후에 사이언스타임즈를 통해 보고 싶은 바람직한 과학문화는 무엇인가?
허두영 : 미디어를 얘기할 때 동물에 종종 비유한다. 사이언스타임즈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되고 먹이를 받아먹는 가축 같다는 인상이 든다. 하지만 계속 비슷한 담론을 반복할 수는 없다. 조심스럽게 방목을 해보고 장기적으로 야생으로 내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울타리를 넘게 되면 어떤 주제를 다룰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이 지금 당장 빨리 보고 싶어하는 정보를 제공하다 보면 조금씩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콘텐츠를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정보의 엔진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강봉 : 과학문화의 울타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사이언스’ 같은 분야가 있다. 21세기 새로운 과학문화의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이덕환 : 과학문화를 산업으로 확장시키자는 것은 아주 좋은 생각이다. 현재는 CT까지 나온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과학문화 혹은 과학문화재단의 미래상에 대해서 말해달라.
장재열 : 정책기능·연구기능·집행기능을 체계적으로 종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과학문화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가상의 예를 들면, 한국과학문화진흥원 같은 국가 과학문화의 전체를 바라보는 체제로 나가길 기대한다.
이강봉 : 과학문화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교육은 당연히 포함된다. 과학기술계에 있어 교육에 대한 관심 또한 매우 크다. 융합이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
허두영 : 이전의 정보문화센터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으로 바뀌어 우리나라의 정보화를 상당히 앞당겼다. 과학문화재단도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의 시각은 문화산업이 크게 성장해 큰 부가가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안에 과학문화 시장이 가능하다. 산업의 과학화와 더불어 문화산업계와의 제휴형태도 가능하다.
이덕환 : 지금까지 사이언스타임즈의 공과, 발전방향, 과학문화의 미래상까지 이야기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린다.
- 정리=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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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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