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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영일 기자
2008-03-14

‘한국식 온돌’ 세계표준 된다 유럽 신축 주택 절반 온돌 … 미국 시장 연 20%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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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몸 좀 지졌으면 좋겠는데….”

감기몸살 기가 있는 권남경 씨는 이번 주말 내내 방에서 뒹굴 생각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찜질방이라도 갈 작정이다. 우리는 몸 상태가 나쁘면 온돌에서 몸을 한 번 지지고 나면 개운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물을 순환시켜 바닥을 데우는 한국식 온돌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온돌의 국제표준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최근 우리나라가 제안한 7건의 온돌 관련 신규 국제표준안이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 회원국 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안은 앞으로 ISO 기술위원회 산하 워킹그룹(working group)에서 최종안으로 확정돼 다시 한 번 회원국 투표를 거쳐 통과하면 국제표준으로 제정된다. 지난해에는 온돌 파이프 관련한 4건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바 있다.

온돌은 난방 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쾌적함 이외에 에너지 절약, 혈액순환 촉진 및 신진대사 활성화 등에도 좋아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50% 이상의 신축 주택에 온돌이 설치되고 있으며, 미국 내 온돌시장도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또한 온돌 바닥을 설치하는 난방이 각광받고 있다. 심지어 온돌난방시스템에 태양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접목시켜 친환경 및 에너지절약형 난방·냉방 장치 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기술위원회를 통과한 온돌 관련 국제표준안은 ▲온돌 사용 시 사람들이 느끼는 쾌적 기준 ▲온돌 바닥의 두께와 넓이 등에 따른 난방 용량 ▲온돌 시스템의 설계 기준 ▲온돌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성능 ▲온돌의 설치·운용 등 유지관리 지침 등이다.

기술표준원 김익수 기계건설표준과장은 “이런 것들이 국제표준으로 규격화되면 각국의 난방 관련 기준으로 활용돼 우리 온돌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위원회를 통과한 표준안은 다시 한 번 회원국 투표에서 통과하면 국제표준으로 제정된다.

이번 국제 표준 제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복사 냉·난방 시스템 설계의 기본 원리를 정립했다. 복사 냉난방 시스템의 냉·난방 용량을 결정하는 절차와 조건을 명시해 시스템이 거주자의 쾌적함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복사냉난방 시스템의 설계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정립한 것도 성과다. 냉난방 용량 결정, 시스템 구성(열원, 패널, 분배 및 제어 시스템) 등에 대한 지침을 제공해, 설계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것을 막았다.

복사 냉난방 시스템의 동적 해석 방법도 정립했다. 설계 시 동적인 해석에 대한 방법을 제공해 복사 냉·난방 시스템의 에너지 성능을 판별, 건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산출 근거를 제공한다.

끝으로 시공, 시운전, 유지관리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다. 시스템의 설치 및 실제 운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 것이다. 이로써 에너지를 절약하고, 냉난방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며, 시스템이 설계된 의도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벽난로·온풍장치보다 쾌적


우리 민족 고유의 난방 방식인 온돌의 장점이 뭘까? 온돌 전문가인 부경대 김종수(기계공학부) 교수는 한 지방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돌은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온돌은 벽난로 등 대류 난방 방식에 견줄 때 상하의 온도 차이가 적어 실내 거주자가 보다 더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양의 벽난로는 낭만적이며 멋이 있다. 그러나 대류난방은 열기를 위로 올라가게 하고 바닥에 찬 기운이 모여든다. 인체의 쾌적성 원리와 정반대이다.

특히 온풍장치는 먼지 등을 날려 호흡기 등 위생에도 좋지 않다. 그러나 온돌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건강철학인 두한족열(頭寒足熱,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한다)의 원리를 생활 속에 재현한 것이다.

권영일 기자
sirius001@paran.com
저작권자 2008-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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