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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애틀란타=권영일 기자
2008-03-11

B학점 이상이면 공짜로 대학 다녀요 미국 조지아주, 복권 판매 수익금 전액 장학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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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18) 군은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시에 위치한 월튼스쿨에 다니고 있다. 올해 졸업반인 그는 최근 지역 명문대학인 조지아텍(GIT)으로 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조지아텍은 공대로서는 미국에서 상위 5위안에 손꼽는 명문이다. 특히 그가 공부하기를 원하는 생의학 공학(Biomedical Engineering)과 환경공학(Environmental Engineering)은 미국에서 각각 3위와 8위에 랭크되어있는 거의 최고 수준의 학교다.



윤 군을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조지아텍으로 진학할 경우 4년간 등록금이 면제된다. 게다가 책값까지도 제공받는다. 윤 군뿐만 아니라 조지아주에 거주하며 역내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모두 학비가 면제된다. 주 정부가 모든 교육비를 부담하기 때문이다.

미국 남동부에 있는 조지아주는 15만2576㎢ 크기에 인구는 약 820만여 명 정도다. 남한보다 면적은 1.5배 크고, 인구는 우리의 6분의 1이다. 농업이 발달했으며, 주요 농산물은 목화·옥수수·잎담배·땅콩이다. 원료입지형의 목화방적 등 섬유산업과 면실유·목공·제지·펄프 등도 활발하다.

다국적기업인 코카콜라, 델타항공이 주도(州都)인 애틀란타를 본거지로 삼고 있다. CNN도 이 도시에 본사가 있다. 그렇지만 주민의 개인소득은 낮은 편이다.

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은 조지아주가 어떻게 천문학적 액수의 교육비를 충당할 수 있을까. 1990년대 초 조지아주정부는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 획기적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바로 ‘조지아 교육복권’ 조례다.
 
조지아는 복권사업으로 유명하다. 실제 미국에서 발행하는 대표적 로또복권인 ‘메가 밀리언스’는 조지아, 일리노이, 뉴욕, 오하이오주 등이 연합해서 발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역사상 5번째로 큰 당첨금액인 2억7천만 달러의 메가 밀리언 복권이 조지아 주에서 나왔다. 또한 지난해엔 미국 역사상 최대 당첨금 규모(3억7천만 달러)로 관심을 모았던 메가 밀리언스 복권 추첨에서 조지아주의 한 트럭 운전기사가 당첨의 행운을 안았다.

조지아주는 역내에서 판매된 모든 복권의 수입금 가운데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액 교육비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생은 물론 주요 분야에서 학위 취득을 원하는 교사들과 유치원에 다니기를 원하는 어린이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또한 첨단기술 습득을 원하는 교사들의 훈련, 혹은 교육시설 경비 등도 복권펀드에서 부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지아 정부는 1993년 조지아복권위원회(Georgia Lottery Corporation)를 설립했다. 이 위원회의 목적은 교육 사업을 위한 복권수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복권사업은 해마다 팽창했다. 조지아 복권위원회의 마가레트 데프란시스코 회장은 “올해는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 위원회는 2007 회계연도에 8억5300만 달러를 장학사업에 사용했다. 2008 회계연도의 상반기에도 거의 17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해, 이 가운데 4억1700만 달러를 장학사업에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0만 달러가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1993년 이래 조지아주가 복권을 통해 투자한 교육비는 모두 97억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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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펀드 덕택에 1백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HOPE’장학금 제도로 대학과 기술학교에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장학금 규모는 약 95억 달러 이상이다. HOPE 장학금제도는 조지아주 사상 가장 성공적인 교육제도로 평가되고 있다. 공립 대학에 다니는 모든 조지아 대학생들에게 수업료, 납부금, 책값 등을 제공한다.

조지아주 소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핵심 과목에서 평균 B이상의 학점을 받으면 HOPE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사립대학에 입학한 학생들도 3천 달러 상당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조지아주 공립학교 교사가 되기를 원하는 대학생들에게도 ‘HOPE’ 장학금의 문을 열려있다. 지금까지 약 1백만 명에게 36억1천만 달러가 지급됐다고 위원회 측은 밝혔다.

유치원 취학을 위한 아동들에게도 예산이 편성돼 있다.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4살 아동들이 유치원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기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4살 아동 85만 여명이 자신의 출발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다. 이 기금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학교 기관, 공공 혹은 민간 비영리 기관, 민간 영리기관에게 제공된다. 지금까지 30억 달러 이상이 4살 아동들에게 투입됐다.

교육시설을 위한 경비제공은 2003년 회계연도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이 분야에 제공된 금액은 18억 달러. 이 기금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용 과학교육 시설구입에 사용된다. 다시 말해 컴퓨터 구입과 위성접시와 네트워크 설치 등에 기금이 투입된다. 이 기금은 또한 교사와 행정원들의 기술훈련에도 사용된다. 이들은 여기서 기술을 교과과정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 기금은 조지아주 소재 모든 공립학교와 공공 도서관에 적용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는 교육재정의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에서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금융·보험업자와 특별소비세·교통세·주세의 납세의무자는 교육세의 납세의무자가 된다(교육세법 제3조).

그렇지만 그 교육세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잘 아는 국민들은 드물다. 그저 세금의 일부분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교육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해마다 등록금 납부에 죽을 지경이다. 오죽하면 과거 소를 팔아 대학보낸다고 해서 소를 팔아 대학 보낸다고 해서 붙여진 '우골탑'이 학부모 등골을 휘게하는 '인골탑'이란 말로 바귀었을까.

그럼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와 대학당국의 노력은 일천하다. 그나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학자금 융자도 은행 일반 대툴 금리보다 높다. 그렇다고 장학금제도가 활성화한 것도 아니다. 차라리 유럽처럼 전 대학의 국립대학화도 고려해볼 만하지만 이런저런 여건상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위해 사용 용도가 불분명한 교육세를 폐지하고. 조지아주처럼 복권, 혹은 경마 등에서 나온 수익금을 전액 장학금으로 돌리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애틀란타=권영일 기자
sirius001@paran.com
저작권자 2008-03-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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