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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기자
2008-02-18

김치 등 10개 우주식품 모두 최종인증 획득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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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공간은 지구와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이다. 따뜻한 햇볕, 풍부한 공기와 물, 적당한 온도와 습도 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에 초보자에게 극심한 멀미와 거동의 제한을 가져오는 무중력이 존재한다.


제대로 앉아서 식사도 할 수 없는 매우 협소한 공간에는 그 흔한 냉장고나 냉동고조차 없다. 태양에너지로는 섭씨 80℃ 이상 음식을 데울 수도 없다.

올 4월 8일 대망의 장도에 오르는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씨. 우주 적응도 힘들지만 과연 우주에서 무얼 먹고 살까?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 13일 그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한국 고유의 우주식을 개발해 온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러시아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의 최종 인증을 통과한 것이다.

이번에 인증서를 받은 한국우주식품은 볶은 김치, 고추장, 된장국, 녹차, 홍삼차, 밥, 김치, 생식바, 수정과, 라면 등 모두 10개 품목. 볶은 김치, 고추장, 된장국 등은 한국식품연구원과 (주)대상이 공동 개발했으며 (주)한국인삼공사와 홍삼차, 보성군과 녹차, (주)오뚜기와 밥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아울러,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주)CJ와 김치, (주)농심과 라면, (주)이롬과 생식바, (주)동원과 수정과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식을 개발해 온 식품연 김성수 박사(식품자원이용연구본부장)는 “러시아 국립과학센터(SSCRF)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는 우주식품 선정을 위해 영양과 저장, 포장 등에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며 “이 기준을 반드시 통과해야 우주식으로 선정되는데 한 품목당 거의 1억원의 비용이 들 정도로 까다롭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연구진은 지난해 10월초 러시아 우주국에 인증시험을 의뢰, 11월에 예비시험과 51일 동안의 저장시험을 거쳤고 올해 1월에 종합 인증시험을 통과했다.

이번 평가는 러시아 생의학연구소(IBMP)의 주관 하에 산하 3개 연구기관이 참여, 약 100일간에 걸쳐 미생물학적 성분분석과 온도 변화, 환경변화에 대한 우주식품의 저장성 평가 등 다각적인 평가를 수행했다.

러시아 생의학연구소(IBMP)측 인증 책임자인 아그리브 박사는 “한국우주식품은 미생물학적 성분평가와 장기간 저장성 평가에서 매우 뛰어난 결과를 나타냈다”며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했을 때, 실패 없이 한 번에 전체 인증과정을 통과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연구원 측은 밝혔다.

이는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그동안 일본, 프랑스 등 몇몇 나라가 우주식품을 자체 개발했으나 전체적으로 인증 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식품연구원 임선규 과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자체 개발한 우주식품을 이 연구소에 많이 통과 의뢰하고 있지만 불합격이 많다”며 “우리나라 연구진은 첫 시도에 모두 통과해 러시아 우주당국도 우리나라 식품안전기준과 개발 능력에 매우 놀라워하는 눈치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말까지 약 100일간 진행된 평가시험에서 한국 우주식품은 약 2주 동안 대장균, 곰팡이 균류, 세균류 등 다양한 미생물들을 분석하는 예비평가를 통과했으며 약 51일 동안 20℃, 25℃, 30℃, 35℃ 등 다양한 온도변화에 따른 부패정도와 맛과 색깔 등의 유지를 평가하는 종합시험을 모두 통과한 것이다.

고유의 전통 음식으로 입 맛도 살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해마다 품평회를 열 정도로 우주식 개발은 중요한 분야다. 우주에서 장기간 체류 시에 음식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우주개발사업은 모두 허사가 된다. 우주식 개발은 맛 이전에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이 있다.

무중력 상황에서 철분과 소금은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그 함량을 줄여야 한다. 또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어서 칼슘 성분을 높이고 운동부족으로 인한 변비 때문에 섬유소는 증가시켜야 한다. 또 엄청난 발사 비용으로 인해 부피나 무게를 반드시 줄여야 하며 장기 체류로 인한 음식의 변질과 부패를 막아야 한다.

까다로운 규정을 지키면서도 맛까지 생각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바로 우주식 개발이다. 무중력 상황에서 우주인들이 쉽게 입 맛을 잃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나 러시아의 우주인들은 톡 쏘는 맛을 내는 향신료가 들어간 우주식을 즐겨 먹고 일본의 매운 맛 카레가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착안한 우리나라 연구진은 한국 우주인들의 미각을 살릴 수 있는 우주식품은 고춧가루를 넣어 만든 자극적인 김치와 고추장, 된장, 불고기, 인삼 등 오랫동안 길들여진 음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06년 우주인 프로젝트의 시작과 함께 그 해 8월 1일 우주식품개발이 기본연구사업으로 채택됐다. 김치. 고추장, 불고기 등으로 이뤄진 전통식품 5∼10종이 우주식 개발 후보군으로 잠정 선정됐고 2006년 11월 23일 SBS 우주인선발대회 합숙 훈련 기간 동안에 우주인 후보 10명에게 제공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여세를 몰아서 연구진은 무중력에서도 식욕부진, 골 밀도 저하, 신체근육 감소 등 다양한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맛까지 재현하는 우주식을 만드는데 성공, 이번에 인증을 통과하게 된 것이다.

오는 4월 12일은 ‘유리 가가린의 날’이다. 이날은 한국 우주인 고산 씨가 우주정거장에 머문지 5일차 되는 날이기도 하다. 고산씨는 이날 만찬에 외국 우주인들을 초대해 볶은 김치, 고추장, 된장국, 녹차 등으로 구성된 한국 고유의 식단을 대접할 수 있게 됐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08-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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