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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박미용 객원기자
2008-01-17

사바나에 코끼리 사라지면 아카시아가 고통 받는다? 아카시아 나무와 개미의 공생관계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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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코끼리나 기린 같은 큰 초식동물이 사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서로 사이좋게 살았던 아카시아 나무와 개미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다.

아프리카 사바나에 사는 아카시아 나무와 개미는 생물의 공생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공생은 서로 다른 두 생물종이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관계를 말한다.

아프리카 사바나에 서식하는, 가시가 있는 아카시아 나무 종(Acacia drepanolobium)은 특정 개미 종(Crematogaster mimosae)에게 비어있는 가시를 살 집으로 마련해주고 맛난 꿀을 음식으로 제공한다. 그러면 개미는 아카시아 나무를 건드리는 동물들을 공격함으로써 나무를 보호해주는 화답을 한다.

그런데 이 둘 간의 공생관계에 제3의 파트너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국 게인스빌 소재 플로리다대학의 토드 팔머와 그의 연구팀은 케냐에서 조사를 한 결과, 코끼리와 같은 큰 초식동물이 개미와 아카시아의 공생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케냐에서 12곳을 조사했다. 그 가운데 반은 코끼리나 기린 같은 거대 초식동물이 서식하지 않는다. 1995년 이후 거대 초식동물을 사람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옮겨놓았기 때문이다. 나머지 반은 여전히 코끼리가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곳들이었다.

코끼리가 사라진 곳에서는 아카시아 나무가 꿀을 덜 생산하고 속이 비어있는 가시도 적었다. 개미가 먹을 음식과 집이 줄어든 것이다. 연구팀은 아마도 아카시아 나무가 초식동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적어졌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다.

이렇게 아카시아 나무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함께 살던 개미는 30% 정도 줄었다. 대신, 다른 종류의 개미 종(Crematogaster sjostedti)이 아카시아 나무에 살았다. 이 개미는 줄기를 파먹는 곤충이 오도록 부추기기 때문에 아카시아 나무에 해를 입힌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던 기존 개미 종(Crematogaster mimosae)도 마음이 변했다. 음식이 줄어들고 살 공간이 부족해지자, 아카시아 나무를 공격하는 동물들을 공격하기를 멈추었다. 뿐만 아니라 수액을 빨아먹어 아카시아 나무에 해를 입히는 존재로 변했다.

이 때문에 거대 초식동물이 사라진 곳의 아카시아 나무는 그렇지 않은 곳과 비교했을 때 성장이 느리고 쉽게 죽었다. 아카시아와 개미의 공생관계에 코끼리와 같은 거대 초식동물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실제로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생태계에서 공생관계가 매우 중요하지만 그 관계가 너무 복잡해서 거의 밝혀진 바가 없다고 말한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코끼리와 같은 거대 초식동물을 인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따로 장소를 마련해 옮겨놓는다. 연구팀은 이같은 보호정책이 훗날 예상하지 못했던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소식은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1월 11일자에 게재됐다.

박미용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8-01-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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