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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과학의 눈을 통해 본 또 하나의 세상 더 작은 세상을 보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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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의 시대에 국가경쟁력 제고와 과학기술입국의 기반이 되는 요소로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국내를 대표하는 창조적 기초과학 공동연구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초과학 관심 증대를 위해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담은 기획시리즈를 마련해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註]



인간은 오감(五感)을 통해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며 이 중 80% 이상은 바로 시각을 통해 이뤄진다고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1.2~1.5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으면 시력이 좋다고 말하는데, 광활한 벌판에 사는 몽골사람들의 평균 시력은 2.0 이상이고 이보다 시력이 더 좋은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만큼 그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은 우리들이 볼 수 있는 세상보다 넓다. 그래서 눈이 나쁜 사람은 안경을 착용한다. 필자 역시 신문을 볼 때 돋보기안경을 사용한다. 돋보기안경이 없으면 신문은 그저 하나의 종이 뭉치에 불과했지만, 돋보기안경을 쓰고 신문을 펼쳐들면 밤새 물가가 얼마나 올랐고 어디서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신문 속에 새롭게 펼쳐진다.


16세기 말 네덜란드의 안경제조업을 하던 얀센(Jansen)은 볼록렌즈를 가지고 현미경을 발명해 마이크로 단위(㎛)의 세상을 열었다. 인간은 현미경이라는 눈으로 보이는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곧 세포와 미생물 연구로 이어져 생물학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인간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빛 대신 전자를 이용해 더 작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 바로 전자현미경이 그것이다.


독일의 루스카(Ruska)는 빛보다 파장이 훨씬 짧은 전자선을 광원으로 이용하면 더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수년간 노력한 끝에, 1933년 광학현미경의 분해능(分解能)을 뛰어 넘는 전자현미경을 세상에 선보였다.


루스카는 마이크로미터(㎛)보다 더 작은 미시세계를 인간의 눈앞에 펼쳐 보임으로써 지난 20세기 동안 물리학을 비롯해 의학, 나노과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근본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이후 전자 산업의 발전과 함께 전자현미경의 성능은 급속도로 향상되어 현재는 물질의 미세 구조는 물론, 이를 구성하는 원자까지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물질을 원자 수준으로 보기 위해서는 약 1천500만 배 정도로 확대해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한데, 이는 우리가 지구에서 망원경으로 달에 있는 모래 알갱이 하나를 사과 크기로 확대하여 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인간은 얼마나 좋은 눈을 가지게 된 것인가?


물론 우리나라도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이러한 첨단과학의 눈을 갖고 있다. 2003년 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가속전압이 1천300만 V(볼트)인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High Voltage Electron Microscope, HVEM)이 설치되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20여 대가 운영 중인데,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가장 최근에 설치되어 현존하는 장비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물질의 원자 배열구조를 관찰하기 위해선 적어도 0.1 nm(나노미터, 10-9m)의 분해능을 가진 장비가 필요한데, 우리 연구원에 설치된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약 0.11 nm 의 분해능을 가진 우수한 장비이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0.1 nm 라는 장벽을 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의 도전이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연구원도 0.05 nm 의 분해능을 가진 차세대 장비 개발 및 기술 축적에 애쓰고 있다.


물론, 보인다고 해서 모두 아는 것은 아니다. 어린 학생이 전자현미경을 통해 이것저것 보았다고 해서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 유발이 바로 탐구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잘 볼 수 있다는 것은 과학기술의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더 작은 세상을 잘 보려는 우리의 도전은 나노과학(NT)이나 생명과학(BT)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의 과학기술을 더 넓은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강신원 원장
저작권자 2007-1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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