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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편집위원
2007-11-19

철저한 이과/문과 구분, 리더 교육 망친다 강태진 서울공대학장, 리더 위한 교육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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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예술, 사회, 종교, 고령화 사회, 여성, 미디어를 만난 과학기술이 이번에는 리더십를 만났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지난 7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과학기술 리더십를 만나다’란 주제로 8번째 ‘새로 보는 과학기술포럼’을 개최하고 한국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과학기술 정책 마인드’에 관해 폭넓은 논의를 가졌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포럼에서 발표, 토론된 내용을 현장 중계한다. [편집자 註]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을 전공한 사람이 사회적 리더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각종 과학기술단체장이나 학회장 등도 사회의 리더이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의 성과라는 면에서 사회통념적인 리더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강태진 서울대 공과대학 학장은 이날 포럼에서 ‘세계화의 시대, 리더 양성을 위한 이공계 교육방향’이란 제하의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에서 과학기술을 전공한 사람이 사회적 리더로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원인에 대해 ▲ 정부 인력정책의 비과학성과 비합리성, ▲ 사회적 리더 양성과 거리가 먼 이공계 교육, 그리고 ▲ 이공계에 비우호적인 교육 등을 꼽았다.


강 학장은 정부의 정책 운용에 있어 과학적 증거가 결핍된 사례로 부처 간의 일치하지 않는 부동산 통계, 시화호 오염 예측 및 관리 방안의 번복, 과학적 평가 없이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고교평준화 등을 지적했다. 또 1983년에 이미 합계 출산율이 2.1명 이하였지만 1996년까지 출산억제 정책을 실시한 것은 정부의 비과학적 운용이 낳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보았다.


강 학장은 이 같은 비과학적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책결정 집단의 과학 마인드를 제고해야 하며, 또한 공공정책에 대한 일반 시민의 과학 마인드 제고, 정부 부문 의사결정 시스템에 필요한 과학 인프라 구축 등이 필요한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중.고등학교 교육을 철저하게 이과, 문과로 구분하고 있는 교육제도 역시 이공계 출신의 사회적 리더 양성을 막고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철저하게 이과인과 문과인으로 길러지다 보니, 이과 전공자들은 체질적으로 사회 문제를 등한시하고, 문과 전공자들은 과학기술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


강 학장은 이 같은 이과, 문과 영역의 구분은 결과적으로 “할 말은 많은데 말을 할 줄 모르는, 또 말을 할 줄은 아는데 할 말이 없는” 기형적인 졸업생을 배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잘못된 교육 풍토에서 성장한 이과인과 문과인은 서로를 동반자가 아니라 경쟁자로, 나아가서는 고착화된 상, 하위 계층으로 인식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갈등의 관계로 발전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갈등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제로 대표되는 공과대학 교육의 변화도 원점에서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는 “전공을 포함, 경제, 법률 등 사회와 산업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인력을 요구하고 있는데, 전문 교육에만 치중하다보니 사회 지도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초 역량을 못 갖추고 결국 초급 기술자를 거쳐 중급, 고급 기술자, 기술 경영자 등으로 성장하려 할 때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에 비우호적인 교육제도 또한 이공계 리더를 육성하는 데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보았다. “현재 공과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들 중에는 고등학교 과정에서 ‘물리2’나 ‘화학2’를 수강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들은 또 대학에 입학해서도 낮은 학점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학 1학년 때 일반물리나 일반화학을 수강하지 않은 채 지내다 결국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까지 한다”며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학장은 “할 말은 많은데 말을 할 줄 모르는, 또 말을 할 줄은 아는데 할 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할 말도 많고, 또한 말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글로벌 시대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리더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세계화를 이야기하고, 국제 문화를 체험했으며, 국제적인 매너, 대화방법 등 국제 사회에서 활동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 인력정책의 비과학성과 비합리성’, ‘사회적 리더 양성과 거리가 먼 이공계 교육’, 그리고 ‘이공계에 비우호적인 교육’ 등의 과제를 시급히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07-11-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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