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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현교 객원기자
2007-11-12

위니아만도, 주력분야 ‘자동차부품’ 포기한 사연 김일태 위니아만도 사장, CEO조잔집담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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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가전계의 거함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쪽배 ‘위니아만도’가 김치냉장고 부문에서 승승장구해 나가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일태 위니아만도 사장은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63차 CEO조찬집담회에 참석, 위니아만도의 성공경영 비법을 공개했다.


‘다윗과 골리앗? 위니아만도의 사례’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사장은 자신이 과거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면서 “2004년만 위니아만도 사장에 취임한 후 자신이 몸담았던 삼성전자가 큰 회사일 걸 알게 됐다”고 실토했다. LG전자도 경쟁하기 너무 큰 회사라며 이 두 회사를 거함(골리앗), 위니아만도를 쪽배(다윗)로 표현했다. 그러나 “위니아만도가 김치냉장고에서만큼은 두 대기업보다 앞서가고 있다”며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43%인 점을 자신있게 내세웠다.


경쟁업체 김치냉장고 끼워팔기로 회사위기


“위니아만도를 지난 IMF직후 외국 사모펀드가 인수해 현재 100% 외국자본의 회사이면서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특이한 형태의 회사”라고 지적한 그는 “2003년 이 회사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자신이 부임하기 전인 2003년 △경쟁사들이 냉장고/에어컨을 팔면서 김치냉장고를 선물로 주는 소위 끼워팔기와 같은 외부요인과 △성공에 취해 경쟁력 제고에 소홀하고 △생산성 없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등 내부요인으로 회사경영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90% 하락한 것.


그래서 부임 후 만도의 주력사업이던 자동차용 공조부문 매각이라는 혁신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자동차용 부품은 적기(Just in time) 생산을 해야 하는 특성상 노조가 일손을 놓고 파업하면 그들의 요구조건을 들어 줄 수밖에 없는 파트”라면서 “결국 노조들이 꽃놀이패를 든 자동차 부품을 매각하는 초강수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위니아만도 노조가 강해 간부를 대상으로 조기퇴직을 실시해 연간 60억원 비용절감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130명의 인력이 필요한 아웃소싱(외주) 사업 부문을 회사 안으로 끌어들이는 생산혁신을 통해 결국 130명 인원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딤채, 촌스런 디자인 벗어


특히 김 사장은 부임 후 “딤채는 디자인이 ‘촌티’가 나 딸은 사기 싫은 데 친정 어머니가 사준다”는 우스게 소리를 듣고 74개 전 모델을 버리고 28개 신모델을 새로 도입했다. 김 사장의 이같은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2003년 170억원에서 지난해 440억원으로 260%이상 상승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이 회사 장점으로 단순한 경영구조를 꼽은 김 사장.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와 자문위격인 전략위원회, 인사/보상위원회, 재무/감사위원회 등 3개 소위원회가 전부라고 밝힌 그는 “안건이 나올 때마다 위원회에 연락을 하면 30분 내 정확하고 논리적인 답변이 온다”고 꼬집었다. 신속한 판단과 결정이 위니아만도 회사의 특징인 셈.


또한 “위니아만도에 투자한 외국의 사모펀드 주주들도 김 사장에 정기적으로 전화를 해와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와 함께 노조를 대할 때 원칙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도 꼽았다. 그는 “도요타 연수과정을 열고 매년 20명, 40명씩 현지 연수를 보내는 데 도요타 연수시스템 대로 연수를 시키고 있다”고 자랑했다.



직원들, 도요타 연수 후 아이디어 반짝


도요타 연수시스템은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새벽 5시에 기상해 11시까지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10일 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처음에 노조의 반발도 많았다. 그는 “초기 인력을 보냈을 때 이틀을 받은 후 노조들이 현지에서 연수거부 시위를 벌였다”면서 “도요타 측이 연수가 싫으면 돌아가던지 계속 참가하던 지 택하라고 제안해 결국 모든 참가자들이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어 2차 연수에 40명을 보냈을 때 가는 날 아침 노조가 나서 연수거부를 하려 해서 우리 사측과 협상을 하고 “각 개인의 판단에 맡기자”로 했는데 40명 모두 현지 연수를 가겠다고 선택한 것.


김 사장은 “직원들이 도요타 연수를 받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현지의 낙후한 시설과 직접 돈을 주고 밥을 사먹으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우리 직원들도 자세가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사장은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직원들을 접대하면서 수고했다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다. 현재 280명이 연수를 다녀왔으며 연수 기수별 활동을 하면서 회사 개선안을 지난해 700여건이나 내놓았고 경영진은 그 중 70건을 채택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연수가 회사발전 아이디어로 이어진 것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 사장은 “위니아만도를 생산업체에서 주방가전 마케터로 변신시키는 것과 함께 2012년까지 매출 8,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딤채는 출시 첫해 4,000대를 판매했고, 지난해까지 누적판매량이 400만대에 이른다. 딤채 냉장고는 위니아만도 매출 중 80%를 책임지고 있다.

서현교 객원기자
shkshk2@empal.com
저작권자 2007-11-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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