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전 무덤에서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던 견직물을 용케 수습했지만 그 비단이 분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뒤엉켜 있고 원색 또한 대부분 잃은 상태라고 가정해 보자.
사실 이런 일은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드물지 않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보존처리 방식이 있다면 어떨까.
특수 배양한 미생물을 견직물에 투입해 견직물에 덕지덕지 붙은 불순물이라든가 견직물을 해치는 다른 나쁜 미생물들을 죽인다. 나아가 이렇게 해서 불순물이 제거된 견직물에 다른 미생물을 주입해 직물 성분을 강화하는 물질을 내뿜게 한다.
과연 이런 일이 가능할까?
놀랍게도 중국의 문화유산 보존과학계에서 '꿈의 기술'이라 할 만한 이런 보존처리 기법이 개발되고 실제 유물처리에 응용되어 성공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와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회장 이오희)가 1-2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2007 동아시아 문화유산 보존 심포지엄'에는 2천 수백 년 전 무덤에서 나온 견직물에 그와 같은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기술'을 시도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보고된다.
중국 허베이성 징저우문물보호중심(荊州文物保護中心) 소속 우순칭(吳順淸) 주임은 자체 개발한 '복합생물 세척액'과 역시 자체 제작한 '생물 강화액'을 이용해 징저우박물관 소장 전국시대 초나라 무덤인 마산(馬山) 1호분 출토 용봉호문(龍鳳虎文) 견직물과 후난성박물원 소장 마왕퇴(馬王堆) 한묘(漢墓) 출토 자수명주 치마를 보존처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다.
그가 말하는 복합생물 세척액이란 오랜 기간 지하에 매장돼 있던 견직물에 붙은 각종 오염물질이나 나쁜 미생물을 죽이는 배양 미생물이다. 이 과정을 우 주임은 '클리닝'이라고 표현한다.
반면, '생물 강화액'이란 허약한 고대 직물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미생물이다.
이렇게 했더니 "보존처리 전에는 색채가 어둡고 촉감도 딱딱하며, 약간의 충격에도 훼손되어 상자 안에 편평한 상태로 놓아두어야만 했던 견직물이 보존처리 뒤에는 광택이 나고 색채가 밝아졌으며 촉감도 부드럽고 무늬가 선명해졌다"고 우 주임은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생물이 되살린 2천여 년 전 견직물은 "입체감이 강해지고 어떤 각도로도 접을 수 있으며 바느질이 가능해졌고 전시품으로 진열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처리기법에 대해 이오희 보존과학회장은 "보존과학계의 혁명이라 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우 주임은 보전처리에 사용한 미생물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배양, 숙성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세부적인 기술은 공개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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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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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1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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