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척 영역의 새로운 전자기파인 `테라헤르츠'(㎔)파의 실용화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앞당겨졌다.
서울대 박건식 교수(물리학) 연구팀과 김대식 교수 연구팀은 8일 기가헤르츠(㎓)파보다 1천배의 주파수를 가진 테라헤르츠파의 광원(光原) 개발 이론과 전파 실험에 관한 논문을 각각 발표했다.
이들 논문은 물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신호에 나란히 실렸다.
전자기파의 일종인 테라헤르츠파는 파장을 발생시키는 광원 장치가 개발되지 않아 여러 파장 영역 가운데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어 이른바 `테라헤르츠 갭(Gap)'으로 불려 왔다.
학계에선 우수한 투과성(透過性)을 지닌 테라헤르츠파가 실용화될 경우 엑스레이(X-Ray) 촬영이나 자기공명단층촬영(MRI) 등에 의존하던 기존의 병리조직 진단이 한층 정교하고 안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다양한 물질을 투시 촬영하는 기능으로 마약ㆍ폭발물 등 깊숙이 감춰진 물질을 식별해내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5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기술을 미래의 `10대 근간 기술'에 포함시켰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표면 플라즈몬(Plasmonㆍ금속 내부의 전자들이 동시에 진동하는 현상)에 전자빔을 쏴 테라헤르츠파 광원을 발생시키는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실용화의 관건인 소용량 고출력 발생파 개발 이론을 세웠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이론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발생파 개발 장치를 만들 계획이다.
한편 김 교수 연구팀은 일정 조건에서 표면 플라즈몬이 공명 현상을 보일 경우 테라헤르츠파가 표면의 10% 가량만 뚫려 있는 금속판 위에서도 100%의 투과율을 보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테라헤르츠파의 실용화를 한 걸음 앞당긴 셈"이라며 "반도체 생산이나 대용량ㆍ도청방지 통신 등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테라헤르츠파는 연구 자체가 어려워 `암흑지대'로 남아 있었지만 최근 들어 선진국들의 연구 개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연구자들의 모임인 `테라헤르츠 연구회'를 중심으로 이 분야 연구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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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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