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s)이 상용화된 지 10월 1일부로 10년이 됐다.
PCS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나 800㎒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달리 1.8㎓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동형 통신수단으로, 1997년 10월 한국통신프리텔(지금의 KTF), LG텔레콤, 한솔PCS 등의 업체가 PC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상용화됐다.
10년이 지난 2007년, 우리나라의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4천250만명이며 이 가운데 PCS 사용자는 2천100만명 가량에 이른다.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이 PCS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PCS는 기술발달에 힘입어 음성통화 위주에서 무선인터넷, 영상통화로까지 발달했으며 어느새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지난 10년간의 PCS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새로운 이동통신 PCS의 등장
PCS는 일반적으로 개인용 이동통신을 총칭하는 용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8㎓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1997년 당시 정부는 PCS를 기존 800㎒ 주파수를 사용하는 011(SK텔레콤) 및 017(신세기통신)과 구분하기 위해 PCS 사업자들에게 016(한국통신프리텔), 018(한솔PCS), 019(LG텔레콤) 등의 식별번호를 부여했다.
011, 017 등 기존 이동전화와 마찬가지로 PCS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011과 017은 800㎒의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반면 016, 018, 019 등은 이보다 주파수 대역이 높은 1.8㎓ 대역을 사용한다.
이 같은 주파수 대역의 차이로 인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희비가 교차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저주파수인 800㎒는 주파수 특성상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건물이나 장애물에 부딪혀도 이를 잘 피해나간다. 이 때문에 800㎒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사업자들은 기지국을 적게 설치해도 전국을 커버할 수 있다.
반면 1.8㎓의 주파수는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PCS 상용화 초기 가입자들로부터 전화가 자주 끊긴다는 통화품질 불만이 제기됐던 것도 사업자들이 기지국을 충분히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800㎒는 주파수 대역이 낮아 다른 전파 기기들로부터 간섭을 받을 수 있고 대역폭이 좁아 많은 가입자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1.8㎓는 주파수 대역이 높기 때문에 다른 전파 기기들로부터의 간섭이 적고 넓은 대역을 사용할 수 있어 송수신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많아 인터넷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동통신 경쟁속 '가입자-기술' 비약 성장
1997년 10월 KTF, LG텔레콤, 한솔PCS 등의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기존 SK텔레콤, 신세기통신과 함께 5개 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다양한 식별번호를 마케팅의 무기로 삼아 가입자들을 확보한 결과, 보조금 과당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낳기도 했으나 가입자 및 기술발달에는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하게 된다.
1997년 말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682만명이었으나 이듬해 IMF 사태에 따른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1천398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지난해엔 전체 인구 4천800만 가운데 이동통신 가입자가 4천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PCS 상용화 10년을 맞아 8월 말 기준으로 4천250만명의 가입자가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PCS 가입자도 1997년 말 100만명에서 10년이 지난 올해 8월말 현재 2천100만명으로 20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상용 서비스 7개월 만인 1998년 4월 1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 2001년 5월 KTF로 사명을 변경하고 CDMA2000 1x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KTF는 2002년 IMT2000 서비스 '핌'을 제공하면서 가입자 1천만명을 확보했으며 그 해 6월 CDMA2000 1x EV-DO 서비스를 전국에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12월에는 KTF와 KT아이컴을 합병하면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6월에는 본격적인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WCDMA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3월에는 세계 최초로 WCDMA 서비스 가운데 하나인 고속하향패킷전송(HSDPA) 서비스를 제공해 1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LG텔레콤은 PCS 상용 서비스 3개월 만인 1997년 말 36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특히 2000년 3월에는 은행권과 제휴를 맺고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이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2002년 3월 4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기 시작했다.
LG텔레콤은 1997년 10월 1일 '019'를 식별번호로 PCS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LG텔레콤은 후발주자란 약점 속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2004년 3조2천9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2004년 한 해에만 124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총 6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06년 5월에는 유선전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분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컨버전스(융합)'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로 LG텔레콤은 6개월 만에 12만명의 컨버전스 서비스 가입자를 확보했다.
PCS 가입자들이 늘어나면서 휴대폰 단말기 산업도 급성장했다. 1997년 말 15%였던 휴대폰 보급률도 올해 8월말 현재 86%로 늘어났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모토로라, VK 등의 단말기 업체들은 세계 최경량폰, 세계 최소형폰, 컬러폰, MP3폰,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등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동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산업이 급성장했던 지난 10년간 이동통신 사업자들 사이에는 커다란 지각변동도 생겼다. 1999년 12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해 1대 주주가 되면서 SK텔레콤이 800㎒ 대역을 독점 사용하는 사업자가 됐다.
PCS 진영에서는 2000년 5월 한솔PCS(당시 한솔엠닷컴)가 KTF에 합병되면서 KTF와 LG텔레콤 등 2개 업체가 PCS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800㎒ 대역 주파수를 쓰는 SK텔레콤과 1.8㎓ 대역 주파수를 이용하는 KTF, LG텔레콤 진영 등 3강 구도로 재편된 것이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PCS사업자, 3세대 서비스로 역전 시작
PCS가 상용화된 지난 10년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통화 품질'을 내세운 SK텔레콤이 50% 대의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장기 가입자를 끌어오기 위한 마케팅 전쟁을 치르느라 수익 악화라는 몸살을 겪어야 했다.
서비스 도입 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던 예상과 달리 PCS는 10년간 안팎의 부침에 시달렸지만 경쟁을 통해 이동통신 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용화 초기 9.6Kbps에 불과했던 데이터 전송속도는 2000년 10월 CDMA 2000 1X 서비스가 상용화하면서 144Kbps로 향상됐다.
이런 가운데 PCS 사업자들 가운데 '만년 2위'였던 KTF가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계기로 역전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G 서비스에서는 SK텔레콤에 항상 밀려왔지만 3G 서비스부터는 1등을 하겠다는 전략 아래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KTF는 올해 3월 3G 브랜드인 '쇼(SHOW)'에 모든 것을 걸고 수백억원을 광고 마케팅에 투입한 결과 8월 말 현재 167만명의 3G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살려 KTF는 연말까지 300만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며 조만간 16종의 3G 전용 단말기를 추가로 출시해 연말까지 총 30종의 3G 전용 단말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2G 시장에서는 철저하게 SK텔레콤에 주도권을 빼앗겼지만 3G 시장에서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LG텔레콤은 KTF에 비해 3G 서비스에 적은 투자를 하고 있다. LG텔레콤은 3G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지난해 정부에 주파수를 반납했으며 CDMA2000 1x EV-DO란 방식으로 3G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월까지 전국 84개 시에 리비전A 망구축 완료를 목표로 서울, 경기도 및 주요 광역시 등 32개 도시에 네트워크 시설을 구축했으며 9월부터 LG전자, 삼성전자를 통해 영상통화가 가능한 단말기 2개 기종을 출시했다.
또 연말까지 총 5종의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리비전A 단말기를 총 8종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내년에는 군, 읍면 단위로 망을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리비전A 마케팅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반격에 나선 SK텔레콤도 이달부터 3G 마케팅을 본격 전개한 결과, 9월 중순 현재 3G 서비스인 'T'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S 서비스가 빠른 시일 내 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3G 시장이 점점 커지면 셀룰러, PCS 사업자로 양분되던 기존 시장 개념도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윤휘종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7-10-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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