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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공하린 객원기자
2007-09-27

바로크 문화와 인체 해부 덕수궁 미술관, 렘브란트와 바로크 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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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무엇인가에서 완전함을 추구하고 그 완전함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후 새롭게 등장하는 것은 파격이나 변신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고 불완전함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르네상스에 비해 파격적이고 감각적이었던 까닭에 ‘괴기스러운 취미’로 간주되었던 바로크. 바로크 미술이 추구했던 미와 그 배경 속 과학의 세계로 떠나보자.


다시 태어남을 뜻하는 르네상스 과학과 예술은 고대 문헌을 재발견하고 고대 그리스의 황금기를 재창조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실제 크기의 고대인들의 청동상을 주조하는 일에 참여했고 고대와 관련된 문헌들을 연구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르네상스는 공학과 예술에서 고대인들을 능가하는 업적들을 남겼다. 당시에 “고전주의적 미(美)가 절대적 가치를 갖는다.”는 믿음은 적극적이고 낙관주의적인 사고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그 성과에 많은 애착을 가졌다.




이러한 서양 문명의 탄생 속에서 고딕, 바로크, 로코코 등의 미술 양식들은 괴기스러움과 경멸의 대상으로 간주되었다. ‘바로크’는 대략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전반에 걸쳐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 발전한 미술 양식으로 ‘불완전함’을 뜻했다. 바로크는 미술가나 미술이론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었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의미는 “이베리아 반도의 보석 기술자들이 형태가 불규칙한 진주를 일컬을 때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바로크는 ‘비뚤어진 모양을 한 기묘한 진주(眞珠)’라는 뜻으로, 본래 16세기 유럽을 지배한 고전주의 르네상스 뒤에 나타난 양식에 대한 모멸적인 뜻을 나타냈다.


르네상스 인들이 보였던 고대이론에 대한 태도는 생물학에서 인체 해부에 대한 태도에서 엿볼 수 있다. 중세 시대의 해부가 어떤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단순히 보여주는데 힘썼다면,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는 선인들의 해부에 의존했지만 그것을 수정하고 발전시켰다. 르네상스의 해부학은 근대 해부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s, 1514-1564)의 연구 덕분에 많이 발전했다.


베살리우스는 르네상스 해부학의 중심적인 인물로 기존의 낡은 태도를 새롭게 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초기에 베살리우스는 갈렌(Claudius Galenus, 129-200)의 열렬한 지지자로 이슬람 이론과 갈렌의 이론을 비교하여 갈렌 이론의 우수성을 주장했고, 직접 해부하고 강의하면서 갈렌의 오류를 발견하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인체의 본질과 기능에 대한 갈렌의 기본적인 생각을 뒤집지 못했다. 르네상스 인들은 고대 사상가들의 생각에 반대하는 것을 꺼렸고, 반대한다면 그의 이론들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머물렀다.




불완전함이라는 의미로 통용되었던 바로크는 19세기 중엽 이후 미술사를 넘어서 광범위하게 인식되었고, 그 의미도 보다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의미를 함축했다. 일반적으로 고전주의 미술은 ‘관찰의 미술’이라고 불릴 만큼 단순하고 명료하며, 구성의 각 부분들은 제각기 독립적으로 정적인 틀 안에서 폐쇄적인 형태를 지녔다. 반면 바로크 미술가들은 다양한 현상에 참여하고자 했으며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사물의 유동성에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관심은 작품 구성에서 역동적이고 개방적이며 틀을 깨고 외부로 확장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구성 형태는 따로 따로 분리되기보다 하나의 유기적인 형태로 서로 연관되어 있었다. 바로크가 불완전함을 뜻하는 모멸적 의미에서 고전주의 미술에서 보기 어려운 생동감 있는 형식을 갖춘 것으로 재평가된 것이다.


인체의 해부에 대해 바로크적 이상이 가미된 작품으로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 1632>가 있다. 그림 속 주인공인 툴프 박사는 능숙한 솜씨를 가진 당시에 가장 유명한 외과 의사이자 외과 의사 조합의 스타 강사로, 1632년 1월에 사형을 당한 젊은이의 시체를 해부하며 저명한 인사들을 대상으로 해부학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시체의 팔을 절개한 후 족집게를 사용해 엄지와 검지를 연결하는 힘줄을 들어올리고 있다. 주변의 유명 인사들은 그 과정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 중 그림 중앙에 있는 사람은 절개 부위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강의에 푹 빠져 있다.



살아있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렘브란트는 사람들의 눈길과 자세, 표정에 주목했고, 그런 까닭에 일곱 사람 모두 각기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렘브란트는 강의를 듣는 수강생의 뺨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처럼 표현하여 호기심과 새로운 사실의 발견에 경도된 인간의 감정을 그려 냈다. 반면 창백한 시체의 얼굴은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교하여 보는 이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렘브란트의 이 그림은 당시의 사회적 배경, 즉 사회경제적 부흥 속에서 네덜란드에서 저명한 인사들이 교양인으로서 갖추어야할 지식을 중시했고 다양한 영역의 작품에 관심을 보여 작품의 전문화가 이루어진 모습들을 보여준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자유도시들의 활발한 경제 활동으로 번영을 누렸고, 경제적 부는 왕이나 귀족 대신에 시민 계급으로 돌아가면서 시민 문화가 형성되었다. 또한 가톨릭 지배가 우세했던 유럽의 경우 교회나 궁정의 후원으로 바로크의 궁정문화가 우세했던 반면, 신교가 우세했던 네덜란드는 교회, 궁정, 귀족 계급의 문화적 후원들이 줄어드는 대신에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시민들을 위한 일상적 주제들의 작품들이 널리 알려졌다. 즉 시민들을 중심으로 작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었고, 그 작품들의 주제도 다양한 영역으로 분화되고 역사화, 장르화, 초상화, 풍경화, 정물화 등 하나의 전문분야만 집중하여 작업하는 전문화가 이루어졌다.




사회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 속에서 지적 욕구에 충실했던 교양인들은 해부학적 지식을 통해 인체에 대해 아는 것을 중시했고 그 배경 속에서 해부학 강의가 인기를 누렸다. 사람들은 대단히 명예로운 일로 간주할 정도로 해부학 강의에 참석하는 것을 중시했다. 이러한 배경에 당시 네덜란드 상황이 작용했다. 즉 암스테르담 외과의사 조합은 1년에 한 차례만 해부하는 광경의 공개를 허용했고, 사람들은 사형 당한 범죄자의 신체를 해부하는 광경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인체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를 주는 해부가 줄어들면서 사람들은 인체에 대해 더 관심 갖기 시작했고, 해부학 강의는 대중이 가장 선망하는 볼거리가 되었다. 렘브란트의 그림 속 시체의 발아래에 있는 책처럼, 교양인들은 베살리우스의 <해부학 교본>을 교양인이 읽어야 할 필수 도서로 삼았다


이러한 바로크 미술의 면면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덕수궁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다. 유럽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걸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비엔나미술사박물관: 합스부르크 왕가 컬렉션>전은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회화 64점을 선보이고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최전성기에 수집된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 티치아노, 베로네세 등 16세기 베네치아의 거장들에서 한스 폰 아헨, 슈프랑거 등의 프라하 매너리즘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전시되고 있고, 무엇보다 렘브란트, 루벤스, 벨라스케스 등 바로크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미술작품을 하나의 어려운 대상으로 해석하고 간주하는 대신에 16-18세기라는 시대와 체제의 산물로서 다양한 정치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걸작들이 생산되고 유통되었는지 그 속에서 현재 우리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는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 시 명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전 '렘브란트와 바로크 거장들'

전시기간 : 2007년 6월 26일 ~ 9월 30일

전시장소 : 덕수궁 미술관

전시문의 : 02) 368-1414

사 이 트 : http://www.미술전시.kr

공하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7-09-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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