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들은 물론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미생물 실험관련 eBook(전자책)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은 미생물 재료를 갖고 누구나 쉽게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실험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는 내용의 eBook, ‘e-미생물실험서’를 9일 선보였다.
전자책 제작은 서울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제안으로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에 속해 있는 10개 지점은행들이 그동안의 연구 자료를 공급하고,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제작비를 후원함으로써 성사됐는데 국내에서 본격적인 미생물 실험관련 실험 안내서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제작을 위해 콘텐츠를 공급한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 소속 10개 지점은행은 병원성 바이러스은행, 식물바이러스 유전자은행, 식물병원성곰팡이 유전자원은행, 한국해양미세조류 은행, 항생제 내성균주은행, 헬리코박터 피로리 분리균주은행, 환경산업미생물 및 유전자은행, 희귀유용미생물 추출물은행, 지의류 생물자원소재은행, 점액세균은행 등 10개 은행이다.
그동안 국내 초.중.고교에서는 과학실험에 사용되는 슬라이드를 이용, 과학수업을 해왔으나 슬라이드 내용이 부실한 데다 슬라이드 가격이 매우 비싸 이중고를 겪어왔다.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은 앞으로 전자책을 홈페이지를 통해 초.중.고교에 무상 보급하는 한편 그 내용을 1천500쪽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미생물실험서’(60쪽)는 현재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 홈페이지(www.knmrrc.or.kr)을 통해 그 내용이 일부 소개되고 있는데 향후 한국과학문화재단 홈페이지(www.ksf.or.kr)에도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자책은 10개 은행에서 제공하는 미생물 자료를 이용, 누구나 쉽게 미생물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실험 목적, 준비물, 실험 방법과 각 실험 단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또한 실험 후에는 간단한 퀴즈를 풀면서 실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책 내용은 ▲ 수질오염과 수질분석법, ▲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의 분리 동정, ▲ 현미경 조작법, ▲ 토양으로부터 방선균 분리, ▲ 해양 미세조류의 분류와 배양, ▲ 곰팡이와 생명공학, ▲ 식물 바이러스 즙액 접종 및 병징 관찰, ▲ 항생제 내성검사법: 디스크 확산법, ▲ 지의류 형성 곰팡이의 분리 및 배양, ▲ 점액 세균의 자실체 형성 관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곰팡이와 생명공학에서는 학생들에게 미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는 DNA를 곰팡이 세포에서 직접 분리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11번의 실험 순서에 따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실험이 끝난 후에는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이 토론을 통해 실험 결과를 이야기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토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검사법에서는 세균을 직접 배양해 세균이 어느 정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지 관찰할 수 있도록 자세한 안내를 하고 있다. 이 실험은 인류가 먹는 식품에 포함된 항생제가 건강에 얼마나 해를 끼치고 각성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은 물론 환경교육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해양미세조류의 분류 및 배양에서는 식물 플랑크톤을 바닷물에서 채취하는 과정서부터 여러 가지 실험 과정을 거쳐 플랑크톤을 배양하고, 그 이용 가능성을 토론할 수 있도록 상세한 과정을 실제 실험과정에서처럼 소개하고 있다.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 관계자는 “‘e-미생물실험서’에 양질의 관련 슬라이드, 동영상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실험 과정이 알기 쉽게 소개되고 있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많은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은 특성화장려사업의 일환으로 1995년부터 국가지정연구소재은행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국가지정미생물은행과 33개 연구소재은행, 인체유래검체은행, 식물거점은행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발행한 국가지정미생물은행의 ‘e-미생물실험서’가 성공을 거둘 경우 다른 은행들도 교육용 실험서 제작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초.중.고교에서는 과학교육을 수행하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마땅한 부교재가 부족,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내 최고 수준의 미생물 은행들이 참여해 제작한 ‘e-미생물실험서’가 출현함으로써 일선 과학교육 현장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가지정미생물거점은행이 제작한 최초의 ‘e-미생물실험서’ 견본은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과학교육을 위한 슬라이드 증정식’을 통해 이연희 연구소재은행협의회 회장(서울여대 교수)이 나도선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 이강봉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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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7-09-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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