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초의 집돼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멧돼지의 후손이 아니라 석기시대 중동 농민에 의해 중동으로부터 건너왔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영국과 스웨덴 과학자들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현대의 돼지와 7천년 전 돼지의 턱뼈에서 채취한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끝에 집돼지가 중동으로부터 직접 건너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중동인들이 농사에 관한 아이디어만 유럽에 전파한 것이 아니라 작물화한 식물과 동물, 도기 형태까지 직접 들여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연구진은 또 중동으로부터 집돼지가 들어온 후 유럽인들이 토종 멧돼지 길들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이렇게 가축화된 돼지가 확산되자 중동 돼지는 사라졌다면서 돼지의 가축화가 2단계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슨 이유에선지 유럽 멧돼지를 길들인 집돼지가 중동산 돼지에 비해 훨씬 우월한 특징을 갖게 됐으며 그 후 수천년에 걸쳐 유럽의 집돼지 사육이 크게 성공함에 따라 유럽 전체는 물론 중동으로 되건너가 현지의 집돼지들을 몰아냈다"고 밝혔다.
농업의 기원은 약 1만2천년 전, 근동(近東)으로 불리는 중동 중부와 서부 지역에서 비롯됐으며 기원전 6천800~4천년 경 유럽 전역에도 농업이 확산된 것으로 믿어지고 있지만 농사 기술이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진은 "많은 고고학자들은 직접적인 이주가 아닌 아이디어와 문화의 교류로 농업이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대 중동의 돼지 흔적이 유럽 전역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약간의 문화교류가 있었다 해도 실제로는 유럽이 전적으로 중동 농민들의 식민지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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