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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2007-07-10

7천년 전(?) 식물뿌리를 보는 3가지 시각 고고학ㆍ자연과학ㆍ생물학이 각자의 영역에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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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초 7천년 전 토층에서 채집된 뒤 싹이 돋아 화제가 됐던 식물뿌리의 일부분을 떼어내 연대를 측정한 결과 1957±5년으로 확인됐다.


예맥문화재연구원(원장 정연우)은 서울대 기초과학 공동기기원에 의뢰해 강원도 양양 여운포-송전간 도로부지 내 7천여 년 전 토층에서 발견한 사초과(科) 식물의 탄소동위원소 C14의 함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10일 밝혔다.


예맥연구원이 7천여 년 전 토층에서 발견한 사초과 식물은 3그루의 뿌리가 연결된 상태로 출토됐다. 당연히 죽은 뿌리로 생각한 예맥연구원은 보존처리를 위해 증류수에 넣어 보관했으나 뿌리에서 싹이 돋았다.


곧 '7천년 전 뿌리에서 싹이 돋았다'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예맥연구원은 죽은 뿌리의 일부분을 떼어내 연대측정을 의뢰했으나 50년 전 죽은 뿌리라는 결과가 나온 것.


서울대의 분석결과에 대해 예맥연구원은 "C14의 반감기를 이용한 연대분석은 여러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기체가 사망하면 체내의 C14는 붕괴돼 함량이 줄어든다. 방사성 탄소연대측정법은 살아있을 때와 사망한 뒤의 C14 함량을 비교해 사망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즉, C14의 반감기를 이용한 연대측정은 '죽은 유기체'에만 적용할 수 있다.


사초과 식물의 뿌리 역시 죽은 부분만 일부 떼어내 실험했다. 따라서 실험결과를 엄격히 표현하면 '죽은 잔뿌리는 50년 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싹을 틔운 큰 뿌리의 연령은 측정할 수 없다'가 된다.


예맥연구원의 정연우 원장은 "분석결과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하 4-5m 깊이의 토층에서 7천여 년 전 유물과 함께 나왔으며 토층이 교란된 흔적도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고고학은 '7천년 전 토층에서 나온 뿌리임은 확실'하다고 말한다. 자연과학은 '뿌리의 일부가 50여 년 전에 죽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한다.


생물학은 어떻게 말할까? 화제의 식물을 관리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박태식 박사는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벼목(目) 사초과(科) 식물이라는 것 뿐"이라며 "꽃을 피워봐야 자세한 종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꽃이 핀다면 7천년 전 식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흔한 꽃이 피더라도 7천년 전 식물이 아니라는 근거는 될 수 없다. 7천년 전 종과 현재의 종이 다르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고고학ㆍ자연과학ㆍ생물학이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식물의 나이가 7천 살일까?'라는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서는 3분야의 학자들이 조금 더 머리를 맞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저작권자 2007-07-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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