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이면 USB가 최근 이렇게 급부상하고 있는 것일까? 다른 드라이브 포트들에 비해 USB가 어떤 장점이 있길래 이렇게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인지 궁금하다. USB는 'Universal Serial Bus'의 약자로 PC 주변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포트의 규격이다. 1996년에 인텔, 컴팩컴퓨터, 마이크로소프트, 노던텔레콤, IBM, DEC, NEC의 7개 기업이 함께 제안했다.
USB 케이블 내에는 2개의 데이터선과 두 개의 전원공급선이 있어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따라서 낮은 전력을 사용하는 주변기기들이 별도의 전원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복잡한 PC 및 주변기기를 별도의 설치나 설정 없이 드라이브 포트에 꽂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른바 '플러그 앤 플레이(Plug&Play)' 방식이다.
게다가 USB 포트는 특히 다른 포트들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를 지원한다. 최신 버전인 USB2.0은 USB1.1에 비해 7배 정도 빠른 초당 480Mbps 속도를 지원한다. 과거 프린터 포트, 스피커 포트 등 별도의 포트가 필요했지만 이것이 USB 포트 하나로 모두 해결돼, 노트북처럼 공간 사용의 제약이 있는 기기의 경우 더욱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요즘 출시되는 컴퓨터에는 보통 3개 전후의 포트를 갖고 있다. 게다가 포트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해주는 각종 허브들도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어 당분간은 USB 포트를 이용한 PC 주변 기기들의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에서 USB를 이용한 주변 기기들이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USB를 지원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USB 포트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슬리퍼 및 장갑도 있다. PC용 선풍기로 사용이 가능한 USB 모바일 쿨링팬은 여름을 맞아 판매가 늘고 있다. 겨울이 되면 USB가 연결된 보온컵이 인기다. 환경오염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USB 초음파 정수 가습기도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다. 사운드 카드가 없는 컴퓨터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무전원 스피커를 전원 스피커처럼 사운드를 증폭해 주는 USB 미니앰프 사운드 증폭카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좀 더 나아가 페달을 밟으면 인터넷 창이 모두 순식간에 숨겨지는 스위치,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찌릿찌릿한 저주파가 몸에 붙인 패드에 전해지는 안마기와 바쁜 출근시간에 면도 못한 직장인을 위한 면도기, 가습기, 스탠드도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다.
좀 더 고급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연이어 출시 중이다. USB에 프로그램을 넣어, 원격지에서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제품들도 있다. 또 뉴테크웨이브의 ‘바이러스 체이서 USB’와 한글과컴퓨터의 ‘다큐맨’이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 바이러스 체이서 USB를 이용하게 되면 USB를 연결하는 순간부터 실시간 감시는 물론 연결돼 있는 주변 기기까지 컴퓨터 바이러스에 대한 감시와 방역이 가능해진다. PC 1대에 하나의 바이러스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한컴의 다큐맨은 USB에 한글 워드프로세스를 탑재한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 저장은 물론 한글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USB 전문기업인 아이오셀의 ‘The C2’를 PC에 꽂기만 하면 자동으로 인터넷과 연결돼 사용자가 평소 사용하던 PC에 저장된 데이터를 클릭 한 번으로 불러 올 수 있다. 최근 선보인 070 인터넷 전화에서도 USB 제품 인기가 높다. 소위 USB폰은 USB를 컴퓨터에 꽂기만 하면 통화가 가능한 인터넷 전화 제품이다. USB 를 활용하기 때문에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든지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등록을 해야하는 절차가 없어서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KT는 최근 노트북에 연결하면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이 가능한 초소형 휴대인터넷(와이브로) USB모뎀 2종을 선보였다. 이 USB를 포트에 꽂기만 하면 DMB와 와이브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휴대폰도 USB를 지원한다. 모토로라가 '레이저'의 후속 제품으로 출시 예정인 '크레이저'와 '라이저'는 USB2.0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USB메모리만 있으면 직접 인쇄할 수 있는 평판형 레이저 복합기를 출시했다. "SCX-4520"과 "SCX-4720F" 모델은 PC 없이도 USB 메모리를 프린터에 직접 연결하면 USB메모리 안에 저장된 특정 형식의 그림 및 문서 파일을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스캔한 데이터 역시 USB 메모리로 직접 저장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블루투스 기능이 내장돼 있지 않더라도 USB 형식의 블루투스 동글(Dongle·소프트웨어 보호장치 혹은 외장형 주변기기)을 사용하면 블루투스 기능을 즐길 수 있다.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노트북PC에서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하고 싶다면 USB에 동글을 꽂아 이용하면 된다. 웨이브시스텍의 ‘블루투스 동글 BT-2000’은 MP3플레이어, 휴대전화, 개인휴대정보기(PDA), 노트북PC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USB만 있으면 HD TV 프로그램을 즐길 수도 있다. 영상기기 전문 제작업체인 디지털존이 판매 중인 ‘다즐 HD 프로스틱’은 USB 방식으로 연결되는 HD TV 수신기다. 크기가 작아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서도 손쉽게 HD TV 방송을 볼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도 일반 노트북PC나 PDA에 연결하면 내비게이션처럼 사용할 수 있다.
마우스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것이 불편할 때는 USB 방식의 태블릿을 연결해 펜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비스타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USB 연결 태블릿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에 맞춰 29개의 단축기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매킨토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USB방식의 웹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활용해 인터넷을 통해 화상회의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양디엔티의 30만 화소 웹 카메라는 초당 30프레임의 동영상을 지원한다.
- 김문균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7-06-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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