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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공하린 객원기자
2007-02-12

창의적 사고와 과학적 마인드를 키워요 자르고 붙이고 종이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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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용 도서 코너를 가면 이것이 책일까 종이 예술품일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팝-업(pop-up) 책 속에 궁전이 있고, 공주님과 왕자님이 살고 있으며, 하늘 높이 새가 날아다니기도 한다. 예전 사람들이 그저 책 내용에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은 그 내용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어 아이들의 상상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만약 아이들이 동화책의 세계를 직접 만든다면 어떠한 생각을 할까.



갤러리 잔다리는 디자인과 교육학을 결합한 <자르고 붙이고 종이야 놀자>전을 3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얼마 전 종이를 가지고 거대한 건물을 만든 <페이퍼뮤지엄, 브랜드를 말한다>전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기존에 종이에 대한 인식은 찢어지기 쉽고 책 이외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페이퍼 뮤지엄>전은 튼튼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겸비한 종이의 특징을 새롭게 보여주었다. 갤러리 잔다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도 ‘구르고, 꿈꾸고, 이야기하는 종이’라는 주제 아래 8막의 공간과 8장의 이야기를 꾸며 아이들이 종이를 이용해 동화의 세계를 직접 만들어 보도록 꾸몄다. 바로 아이들의 상상력, 혹은 천재성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둔 것이다.


천재성의 신화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창의성에 대한 기존 생각들은 얼마나 맞을까. 혹은 정말 창의성이나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그저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닐까. “천재들의 창의성은 범인(凡人)이 이해할 수 없는 섬광과 같은 영감에 의한 것이다”라는 천재성의 신화가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심리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은 창의성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실험과 관찰이라는 여러 과정을 통해 천재성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증명했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창의성은 순간적인 발상이 아닌 체계적인 교육과 연습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들은 천재적인 창의성을 가진 인물로 피카소, 아인슈타인, 셰익스피어 등을 생각한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른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을 것 같고, 또한 어떤 내용을 한 번 보고 방금 이해할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음악, 미술, 문학,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내는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이룩한 업적들을 다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기존의 내용을 바탕으로 새롭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재탄생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천재적인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오랜 교육과 연습 과정을 통해 기존의 내용을 마스터하고 새로운 내용을 창의롭게 재구성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또한 창의력이 높은 사람들은 어떠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창의성 교육의 선구자 길포드는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를 감지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감성, 많은 아이디어를 유창하게 만들어내는 유창성, 한 가지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유연성, 적절하지만 새로운 답을 만드는 독창성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발표나 증기기관의 실린더를 동시에 뜨겁고 차게 유지하는 법을 발견한 와트의 증기기관 등이 과학 분야에서 일어난 창의적 사고의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와트는 기존에 사용되고 있던 증기기관의 단점, 즉 열효율의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항상 뜨겁게 유지하는 실린더와 항상 차게 유지하는 콘덴서를 분리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했다. 와트의 사례에서 보여준 것처럼, 창의적 사고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들을 잘 알고 그 내용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럼 이번 전시회는 우리들의 창의력 형성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가끔은 전시회의 의도처럼 아이들이 체험활동에 참여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한 의문에 답이라도 하는 듯,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각사각 종이샌들>, <포장에 날개달기>, <반딧불이 종이둥지>, <나만의 종이아지트>, <요술 사각형> 등의 5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어린이들은 전문적이고 교육학적인 측면에서 개발된 이번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뇌를 자극 받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활동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들의 창의성은 아이들에게 적당하게 물을 주고, 양분을 주고, 조심스러운 손길을 주었을 때 무럭무럭 자란다. 예술분야에 국한되었던 창의성 신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과학적 창의성을 기르는 이야기로 확대되었으면 한다. 과학적 지식을 창의적으로 사고하도록 배양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날이 빨리 오지 않을까.



전 시 명 : Rolling Paper <자르고 붙이고 종이야 놀자!>

전 시 장 : 갤러리 잔다리

전시기간 : 2007년 1월 11일 - 2007년 2월 28일

문 의 처 : (02) 323-4155

사 이 트 : www.zandari.com

공하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7-0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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