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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현교 객원기자
2007-01-12

“세종의 독특한 인재등용/토론방식이 치적 일궈” 박현모 교수, 공학한림원 CEO조찬집담회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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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혼천의,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 정간보 등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치적들을 남긴 세종대왕. 그런 업적을 일궈낸 세종대왕의 비결은 무엇일까?

세종실록을 연구 중인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는 한국공학한림원이 지난 1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54차 CEO조찬집담회에 참석, 세종대왕이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비결에 대해 소개했다.


“코드보다 기준에 따라 인재 등용“

‘세종대왕의 지식경영’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박 교수는 “세종대왕의 인재등용과 토론 방식이 이 모든 치적을 쏟아낸 근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종이 정승, 재상(판서) 등 주요 요직에 인물을 등용할 때 친분 등을 배제한 채 먼저 조건을 세우고, 그 조건에 맞는 인물을 찾았다”며 “아무리 공적이 아무리 뛰어나도 말이 서투르면 재상에서 배재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세종의 신임을 가장 많이 받았던 재상 ‘황희’는 비록 스캔들 등 문제가 있었지만 정리의 귀재였다”며 “세종이 정신없이 회의를 하면 황희가 최종적으로 ‘이 문제는 이렇고, 저 문제는 저렇게 되어 각 문제의 해결사는 누구’라는 결론도 내리는 뛰어난 인재”라고 했다. 그래서 세종실록에서도 ‘황희 말대로 하라’라는 문구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박 교수는 말한다.


“진공청소기처럼 모든 지혜 흡수”

또한 세종은 늘 회의를 갖으며, 인재들의 아이디어를 중시했고, 그를 통해 진공청소기처럼 지혜를 모았다는 것.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이 즉위한 후 한 첫 마디가 “회의해 보자”라고 할 정도로 회의를 존중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다른 왕들과 달리 반대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며 존중했고, 독단을 내세우지 않았다는 게 세종의 특징이라고 했다. 일례로 파저강(고구려의 발상지인 환인지역) 일대에 거주하는 여진족을 토벌할(일명 파저강 토벌) 당시에도 세종은 회의를 통해 정책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반대파 설득, 해당 정책 책임 맡겨


박 교수는 “파저강 토벌에 앞서 ▲토벌과 관련해 중국 국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에 보고하는 문제 ▲여진족 중 어느 부족을 칠 것인지 문제 ▲선전포고 또는 기습공격 중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문제 등을 놓고 마라톤 회의가 열렸다”며 “최윤덕 장군은 당시 토벌지역이 험한 협곡이라 적들이 숨기 쉽다며 반대했으나 토론을 통해 심경이 변화됐다”며 “특히 세종은 ‘군사의 진퇴에 있어 모두 최윤덕 장군의 뜻에 따르겠다’며 반대파인 최윤덕 장군에게 책임자 역할을 맡겼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반대파를 설득해서 그 정책을 책임지게 하는 방식이 세종이 주제한 회의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박 교수는 말했다.


“세제 개혁에서도 전국 17만호(170만명)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펼쳤고, 중대 국가사와 관련해 모든 간언들을 밤새 읽고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채택하는 등 토론과 간언을 통한 좋은 아이디어를 모두 흡수한 인물이 세종”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요직자들과 논어 음미, 각종 정책과 연계

이와 함께 정승 등 주요 요직자들과 논어의 한 구절을 놓고 음미하면서 그 구절과 국가 현안을 연계해 각종 정책들을 풀어가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한다. 일명 경연 제도. 박 교수는 “세종 즉위 기간 동안 총 9천여 회의 경연을 펼쳤다고 세종실록에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미국 백악관이 성경 구절을 읽으며 국사와 연계하는 방식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 시험에서도 외워서 쓰는 문제를 내지 않고 직접 세종이 현안에 대해 문제를 지시해 “세제 개혁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국방 개혁은 어떻게 하면 하면 좋겠는가 등 당면 정치 현안에 대해 문제를 내고, 답을 쓰게 함으로써 시험 응시자들의 아이디어를 듣는 곳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이 같은 인재 등용과 각종 토론/회의 등을 기반으로 세종은 장영실, 맹사성, 허조, 신숙주, 정인지, 성삼문 등 각 분야의 인재들과 함께 측우기, 혼천의, 해시계, 물시계 , 훈민정음, 대금 연주의 기본인 정간본 등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 조선시대 가장 큰 치적을 세울 수 있었다고 박 교수는 결론내렸다.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7-01-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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