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국·내외 187개 방위산업 관련 업체들이 참여한 무기 및 군수 관련 글로벌 행사인 'Defense Asia 2006'이 지난 달 한국에서 개최된 상황에서 무기수입에 관한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발표돼 한국 방위산업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6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수입해 세계 8위의 무기수입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정부 통계자료를 종합해 작성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재래식 무기 이전’에 관한 최신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지난 달 27일 미 의회에 제출된 이 보고서는, 한국이 보고서의 조사 대상 기간인 1998년부터 2005년까지 8년간 계약 기준으론 69억달러, 도입 기준으로 76억달러로 8위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매년 그 이전 8년간 무기 계약과 도입 기록을 추적하고 있으며, 1997년~2004년을 다룬 지난해 보고서와 1998년~2005년을 다룬 올해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해외 무기도입이 2000년대 들어 그 이전 같은 기간에 비해 반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해외무기 도입 규모는 김대중 정부 때인 1998~2001년 4년간 52억달러(4위)였으나, 김대중 정부 말기와 노무현 정부 기간인 2002~2005년 4년간은 절반 이상 줄어든 24억달러(9위)를 차지했다. 1998~2005년 8년간 전체는 총 76억달러로 8위였다. 한국은 2004년엔 8억달러어치를 도입해 9위에 오르는 등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세계 10위의 무기수입국임을 보여줬다.
이 보고서는 미 정부의 비공개 통계를 근거로 최근 8년간 세계 각국의 무기 계약과 도입기록을 집계한 것이다. 지난해 무기 수입국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35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이스라엘 17억, 인도 16억, 이집트 15억, 중국 14억, 대만 13억달러 순이었다.
지역별로 분류하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이 최대의 무기도입 지역으로 나타났다. 군 현대화를 추진 중인 중국과 이에 맞서는 대만, 한국과 일본(이번 통계에서 제외) 등을 고려하면 동북아지역도 중동지역에 맞먹는 무기도입 지역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주요 무기 판매국을 보면 미국이 81억1천100만달러어치를 팔아 단연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러시아(27억달러), 영국(24억달러), 프랑스(13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북한은 1998~2001년 4년간 10억달러의 무기를 수출해 세계 11위를 기록했으나 2002~2005년에는 폴란드에 뒤져 1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 의회보고서는 국가명을 언급하지 않은 채 한 국가가 2002~2005년 지대지미사일 40기를 중동지역에 수출했다고 밝혔
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와 행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이 국가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2000년 이래 북한의 미사일 수출 동향은 2000~2003년 4년간 20기 이상(2004년 보고서), 2001~2004년 4년간 40기(2005년 보고서), 2002~2005 4년간 40기(2006년 보고서)로, 2004년에 급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 위주의 한국 방위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충남 계룡대에서는 '대한민국 육군'의 참모습과 비전을 알리고, 방위산업 발전을 지원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국방부, 산자부, 충남도청, 방산청, 국방과학연구소 후원으로 'Defense Asia 2006'(www.defenseasia.com)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Defense Asia'는 격년제로 육군이 주최하는 국제 방산무기전시회다. 올해 행사에는 독일, 스웨덴 등 10개국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34개국, 130여 명의 각국 대표단과 국내·외 187개의 무기 및 군수 관련 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육군은 방한한 각국 VIP들과 국민들이 대한민국 방산무기의 우수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승진훈련장에서 '화력시범'을 실시하며, 미래 무기체계와 관련된 선진 기술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의 군사저널지인 Jane's社와 공동으로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수준 높은 국제행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대외적으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수출길을 열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군사외교 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대내적으로는 지상군 페스티벌과 연계하여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강한 친구, 대한민국 육군'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제1회 행사가 열렸던 지난 2004년에는 스웨덴, 브라질 등 7개국 참모총장을 비롯한 23개국 110명의 해외 주요인사와 2만3천500여 명의 전문 및 일반 관람객과 국내·외 50여 개의 방산업체가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발전된 방위산업 기술을 홍보하고 군사외교 역량을 강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시킨 바 있다.
아울러 행사에 참가한 각국 방위산업 관계관은 조직적인 행사준비와 원활한 비즈니스 여건 조성에 찬사를 보내면서 업체와 방산무기 수입을 위해 협상을 하거나, 계약체결 의사를 표명하는 등 한국 방위산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방산 수출 분야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해 해냈다. 지난해 11월에는 2003년 PACC-3(태평양육군총장회의)시 '방산무기 전시회'에 참가한 태국 육군참모총장이 2.5톤 군용트럭 168대의 수입을 결정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국의 방위산업체 상위 5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넥스원퓨처(옛 LG이노텍),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http://www.koreaaero.com/)은 대우중공업,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통합법인으로 출범했다. 한국 최대의 방위산업체로 전투훈련기를 제작하고 있다. 2010년까지 매출 규모 3조원으로 세계 10위권 항공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세계 자주포 시장 1위 달성이 목표인 최첨단 지상전투장비분야 삼성 테크윈, 2000년 삼성전자의 방산 부문과 프랑스 탈레스사가 50대50의 지분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사인 삼성탈레스도 군전력의 핵심이다. 유도 무기를 비롯해 첨단 레이더, 사격 통제 장비, 통신 전술 시스템, 함정용 전투 지휘 시스템, 전자 광학 장비 등의 분야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넥스원퓨처는 2004년 7월 LG이노텍에서 방위사업부문을 분리해 설립됐다. LG그룹에서 독립한 대표적인 유도무기전문 방위산업전문업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81년부터 83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한 한국형 전투장갑차 시제 개발 업체로 참여했다. 이후 천마, 비호를 독자개발, 생산했으며 대공포 체계·로켓 발사대 체계 등과 각종 함포·어뢰 발사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다목적 위성의 고도·궤도 관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함정제작 방위산업체로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 강남 등이 있으며, 화약, 탄약 분야 방위산업체로는 한화, 삼양화학공업, 풍산 등이 있다. 또 통신전자 분야 방위산업체로는 이오시스템, 휴니드가 있다.기동분야 방위산업체로는 기아자동차, 로템이 대표적이다.
화기, 화포, 함포분야 방위산업체로는 S&T대우, 위아가 있고, 항공유도분야 방위산업체에는 대한항공, 한벨헬리콥터, 퍼스텍이 있다. 이외에도 방위산업용 디젤엔진 전문생산업체인 STX엔진, 낙하산 전문생산업체인 대명, 화생방장비 전문생산업체인 삼공물산, 전자 훈련체계 생산업체인 도담 시스템스, 중계기,군통신장비를 공급하는 무선통신장비업체인 엘씨텍, 빅텍 등이 있다.
- 이창은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6-10-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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