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SCI 저널 등재의 평가기준을 잘 몰라서 저널 등재에 오류가 많고 이에 따른 실패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오후 1시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 제2중강당에서는 학술지 발간의 합리적 기준과 평가 제도의 정보 확보를 통한 SCI 및 SCI-E 등재 육성을 위한 ‘과학기술학술지의 SCI 등재 육성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SCI(Science Citation Index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는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가 국가의 과학 기술력을 나타내는 평가지표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아울러, 과학자들에게는 자신의 연구 활동이 평가되는 척도로 쓰이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을 갖는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건수가 총 2만3천515편으로 세계 12위에 오르고 우리나라 논문들의 8.28%가 국내에 발표된 반면, 해외저널에 발표한 논문 건수가 전체의 91.72%를 차지하는 관계로 한국 과학자들에게 SCI 저널 등재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날 세미나를 주선한 김희일(A & G Manager, Thomson Scientific) 대표는 “현재 국내 과학자들이 SCI에 논문을 등재하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고 여러 학회에서 열심히 저널 등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서 국내 저널들의 질적인 수준 역시 상당히 발전해 있다”면서 “그러나 이에 비례해서 등재되는 비율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톰슨 사이언티픽(과거 ISI)에서 저널 평가를 한 결과를 보면 정확한 평가기준을 몰라서 애로사항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하고 “아울러 저널 등재를 못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학회의 저널 등재 시도에 오류가 많다고 지적한 김 대표는 “그런 상황에서도 임팩트 팩터(영향력 지수, IF)에만 너무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팩트 팩터에 대한 치중보다는 논문의 질적인 수준을 향상시키고 정확한 평가기준을 알면 등재 회수가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해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고 개최 동기를 밝혔다.
아울러, 김 대표는 “SCI 등재에서 기준 유지는 매우 중요하므로 평가기준은 앞으로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예측하고 “앞으로 격년제로 이런 세미나를 계속 진행해 학회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 보다 더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톰슨 사이언티픽사는 제품개발과 유통을 지원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구개발단계에서 전문가들을 지원하는 톰슨 코퍼레이션의 산하 기업이다.
김 대표는 “지금 저널 선정과정은 ISI가 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ISI가 톰슨에 인수된 후에도 그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은 네임 밸류가 컸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3년 전부터 톰슨 브랜드에 맞추어서 톰슨 사이언티픽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다른 목적에 사용된 영향력 지수(IF)는 곤란
이날 세미나에는 톰슨 사이언티픽 ‘노부코 미야이리아(Nobuko Miyairia)’ 아태 담당 선임 분석관이 ‘Thomson Scientific (ISI) 저널 선정 정책 및 SCI 저널 선정 기준/평가 절차와 한국저널의 SCI 등재 동향’으로 주제 강연을 했다.
노부코 씨는 강연에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는 저널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지 저자나 저널에 대한 분석 정보를 주려는 목적이 아니다”고 밝히고 “이 영향력 지수를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란 최근 2년간 다른 논문에 인용된 횟수를 2년간 게재논문수로 나눈 지수로 SCI 등재는 이 영향력 지수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과학자를 비롯한 학자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과학자들 역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미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제출하면 업적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풍토가 조성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SCI 위주의 발표 풍토가 국내 학회저널의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SCI 등재에서 가장 두드러진 지표가 되는 영향력 지수(IF) 역시 너무 과장된 평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 노부코 씨는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는 저널의 정보 내지는 최근에 간행된 논문들이 당해연도에 인용된 정도, 즉 적절하게 사용된 지표를 전체로서 나타내는 것이다”고 지적하고 “특정한 논문이나 특정한 저자에 대한 공고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부코 씨는 “저널 간행의 기준은 간행의 적시성, 국제적 편집 총회, 영어 사용 서지 정보, 전문가 집단(Peer Review)의 인증 작업 등의 4가지로, 특히 전문가 집단의 경우 출판 전에 미리 이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저널 간행시에 우리 톰슨은 전문가 집단의 인정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만 가질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노부코 씨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논문수나 인용수가 근래에 들어 매우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부코 씨는 오전 세션 ‘연구인용 통계 정보에 대한 이해와 활용방안’의 발제에서 “지난해 한국은 논문 인용수가 아시아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며 “조만간에 아시아 평균 수준을 넘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특히, 2001년부터 2005년에 걸쳐 발표되어 영향력이 크고 많이 인용된 재료과학(Material Science) 관련 논문의 편수가 1.0에 도달, 매우 놀랄 만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히고 “1.0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일본에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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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06-10-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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