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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창은 객원기자
2006-09-06

TV, 바보상자에서 만물박사로 변신 은행업무, 영화보기, 쇼핑 등 PC 기능 대부분 대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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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TV를 바보상자라고 했던가? 바보상자로 불리던 TV가 점점 더 똑똑해지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PC가 TV의 기능을 대부분 잠식한 가운데 TV가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 만능재주꾼으로 변신 중이다.


그동안 TV는 지상파, 케이블TV를 보는 디스플레이에 불과했었다. 특히 PC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면서 TV와 PC교체시기가 된 소비자들은 대부분 PC를 바꾸는 것을 당연시해 왔다. 하지만 최근 TV의 기능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IPTV의 출현 등 TV서비스가 진화하면서 이런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전환점이 마련되고 있다. 기존에 PC에서만 가능하던 일들이 TV를 통해서도 가능해지고 있으며, 컴퓨터의 경우 키보드와 마우스 등의 주변장비를 통해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TV의 경우 리모컨 조작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e-시대, 휴대폰과 모바일 기기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m-시대가 열린 데 이어 안방에서 TV를 통해 쇼핑하고 은행업무를 보는 T-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즉 TV 리모컨으로 쇼핑하고 은행업무를 보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 안방에서 TV 리모컨으로 상품을 조회하고 즉석에서 주문 결제할 수 있는 'T-커머스'시대가 본격 개막된 데 이어 내년 3월에는 TV를 통해 금융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CJ홈쇼핑은 홈쇼핑업체로는 처음으로 디지털 셋톱박스를 갖춘 1만6천여 가구에 대해 홈쇼핑데이터방송(T-커머스) 서비스 'CJT 몰'을 개점했다. 소비자는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다 리모컨 조작만으로 상품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전화기를 찾아 들고 상담원을 기다리는 불편이 없어지며, 보다 차분하게 TV를 시청하며 여유있게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배송상황이나 상품평 등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재의 T-커머스는 차세대 홈쇼핑의 1단계 모델이며 앞으로는 연관상품 구매, 유사 상품 비교 주문 등 한층 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다. 또 T-커머스를 통한 VOD(Video On Demand) 형태의 선택 시청이 가능해 홈쇼핑업체들은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을 탈피할 수 있어 사업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ETRI네트워크경제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T-커머스 시장은 내년 가입자가 91만명, 시장 규모가 2천269억원에 달하며 점차 증가해 2010년에는 728만명, 1조6천891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른바 TV가 황금알 낳는 거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홈쇼핑업체들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전략을 세워둔 상태다.


T-커머스에 이어 TV를 통해 은행업무를 처리하는 'T-뱅킹' 시대도 내년 3월부터 본격화된다. T-뱅킹이란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TV 시청 중 리모컨을 통해 계좌조회, 계좌이체 등의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에 이어 제 4대 전자금융서비스로 불리는 T-뱅킹이 열림에 따라 홈엔터테인먼트의 중심축이 TV가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공과금과 대학 등록금 등의 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공과금 납부' 서비스와 홈쇼핑 등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바로 대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T페이먼트' 서비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엔 데이콤이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우체국 TV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9월부터 서울 강서·동대문구와 경기도 과천시, 대구 수성구, 부산시 남구 등 전국 9개시 일부 지역에서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들이 리모컨을 통해 각종 우체국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체국에 통장을 갖고 있는 가입자들은 굳이 PC를 통한 인터넷뱅킹이 아니더라도 계좌조회·자금이체 등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다만 사전에 우체국에 신청을 해야 하고, 별도 셋톱박스가 필요하다. 데이콤은 앞으로 국민은행과 경남·광주·대구·부산은행 등 이용 가능한 은행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케이블TV는 지난달 현재 17만명이 가입해 있지만, 오는 2010년쯤엔 76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외에도 TV는 PC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PC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동영상(動映像) 포털사이트도 이미 TV에서 구현되고 있다. 예전에 방송된 드라마·영화 등을 인터넷에 연결된 TV를 통해 서비스하는 초기 단계의 IP TV인 ‘하나TV’는 시작 한 달 만에 4만3천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 IP TV는 인터넷선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한다는 점에서 케이블TV와는 차이가 나지만, TV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TV의 개념을 한 단계 확장시켰다. 2010년엔 국내 IP TV 가입자 수가 37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월드컵을 계기로 인기를 끈 일명 '타임머신 TV'도 기존 VTR의 기능을 대체하며 새롭게 TV 중심의 환경으로 바꾸는 데 일조를 했다. ‘타임머신 TV’라고 불리는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생방송을 멈췄다가 볼 수 있는 기능. TV를 켜는 순간부터 1시간 분량이 자동 녹화되도록 돼 있어 스포츠 중계나 드라마 등을 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공백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화면 다음부터 자동 녹화된 화면을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개인용 컴퓨터(PC)의 메모리 저장 장치로 쓰이던 HDD가 TV 안에 들어가면서 가능해졌다. 보통 160기가바이트(GB) 용량의 HDD가 들어가 있는데, 이는 일반 PC 저장 용량의 2∼3배에 해당한다. 고선명(HD) 방송은 13시간, 아날로그 방송은 63시간 분량을 별도의 저장매체 없이 TV 안에 녹화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는 어두운 조명 뿐만 아니라 밝은 곳에서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고 잘 보이는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TV를 내놓았다. ‘데이라이트(Day light)’ PDP TV는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한 24시간 채널이 많아진 데다 홈쇼핑, 교육방송 활성화 등으로 지상파 방송이 없는 낮 시간대에 TV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에 착안한 것.

창가로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면 잘 보이지 않아 고객들이 불편해 하던 점을 기술에 반영한 것이다. 외부의 빛을 특수 필터를 통해 최대한 흡수해 빛의 반사를 막는 데이라이트 기술과 함께 화면의 선명도는 더욱 높였다. 이 제품에는 또 ‘블루 아이’라는 빛 감지 자동 센서가 달려 있어 주위 조명에 따라 자동적으로 화면 밝기가 조정되는 기능도 있다. 리모컨의 ‘절전모드’ 버튼을 통해 소비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중견 업체인 디보스는 인터넷 검색과 전자앨범 편집 등이 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TV ‘비체’를 선보였다. TV를 보다가 직접 인터넷 쇼핑이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비디오나 DVD 대여점에 갈 필요 없이 TV 앞에서 영화 콘텐츠를 직접 골라 감상할 수 있다. 또 PC나 디지털카메라와 연결해 사진 저장이나 편집을 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을 TV를 통해 재생할 수 있게 한 제품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창은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6-09-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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