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강국' 한국의 IT 수출을 주도하는 핵심 품목인 휴대전화, TFT-LCD 패널, 플래시 메모리 등이 크게 흔들리면서 IT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2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7월 IT 수출 분석자료(잠정치)'에 따르면 이 기간 IT 수출은 86억4천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에 그쳐 올들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월별 IT 수출 증가율은 올해 4월 8.5%로 8개월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진 뒤 5월 12.6%로 다시 살아났다 6월 9.1%에 이어 7월까지 두 달 연속 한자릿수로 다시 하락했다.
이처럼 IT 수출이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휴대전화, LCD 패널, 플래시 등 그간 수출을 떠받쳐온 품목들의 시장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
특히 두 번째로 큰 수출 품목인 휴대전화는 핵심 시장인 유럽연합(EU)과 미국 시장 수출이 5억1천만달러, 3억4천만달러로 16.4%, 15.2%나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3.6% 감소했다.
상반기 휴대전화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0.5% 증가에 그쳐 우려를 자아냈으나 7월들어 상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모토로라가 '레이저'의 대히트로 2분기 세계 시장점유율 22%로 약진하고 노키아도 점유율 34%로 1위를 굳건히 지킨 반면 삼성전자는 11.4%로 3위로 내려앉았고 LG전자는 소니에릭슨에 4위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TFT-LCD 패널 수출도 대형 LCD TV용 제품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16.7% 증가를 기록했으나 5월 89.4% 증가, 상반기 109% 증가 등에 비하면 성장세가 현격히 둔화됐다.
TFT-LCD 패널은 대만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32인치 TV용 기준 단가가 작년 7월 583달러에서 올해 1월 555달러, 4월 485달러, 7월 390달러로 33%나 떨어져 업체들은 채산성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플래시도 낸드(NAND)플래시의 경우 1Gb(기가바이트) 기준 단가가 작년 7월 7.6달러에서 올해 1월 7.4달러, 4월 4.2달러, 7월 3.6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정통부와 업계는 앞으로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브라질 수출이 1억달러로 14% 증가한 것을 비롯해 인도(8천만달러, 12% 증가), 멕시코(7천만달러, 175% 증가), 헝가리(3천만달러, 51% 증가) 등 여러 신흥시장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나타내는 등 노키아, 모토로라의 신흥시장 저가폰 공세에 맞서 한국 업체들이 본격적인 반격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 울트라 에디션, LG전자 초콜릿폰 등 한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휴대전화 신제품이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 EU, 미국 등지에서 내줬던 시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멕시코, 폴란드, 중국 등 해외생산을 위한 디지털 TV 부분품 수출이 늘어나고 북미 등지에서 국산 LCD TV가 약진하는 등 디지털 TV 수출이 7월 34.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디지털 TV의 핵심 부품인 TFT-LCD 패널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또 앞으로 휴가철이 끝나면서 미국ㆍ유럽 등의 새 학기 수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말 시즌 등의 계절적 특수가 이어짐에 따라 수출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저작권자 2006-08-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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