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2004년 헤프쎄는 자체 기준을 바꾸어 재정지원의 특혜 가충치를 기존치보다 낮은1.7배로 변경했다. 그 결과 역사나 경영분야 학생들이 3천608파운드(약 700만원)를 지원받는 반면 과학기술분야 학생들은 6천134파운드(약 1200만원)를 지원받게 됐다.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지원 축소에 대해 과학기술계가 이의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민간 과학자단체 케이스(CaSE, Campaign for Science and Engineering in the UK)의 대표 피터 코트그리브 박사는 영국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실험실은 뉴턴과 다윈, 아인슈타인의 유산을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 주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새로운 발견으로 점프해 들어갈 수 있는 스프링보드와도 같은 곳"이라면서 대학 실험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교육에서 실제로 경험해보는 실험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며 "대학의 과학교육 과정은 실질적 실험장비를 반드시 구비하여야 한다. 이러한 도구를 통해 학생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사실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과학분야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복잡한 정보를 명쾌하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가치 있는 경험을 한다"고 주장했다.
코트그리브 박사는 "역사적으로 대학실험실이 충분히 지원되지 않았을 경우 과학자 사회에 나쁜 영향이 있는 사례가 많이 있어 왔다"며 "헤프쎄는 충분한 지원을 하고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과학자가 느끼는 과학지원에 대한 불공평이 감정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이러한 불평을 히스테리로만 치부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실험실이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장관인 빌 램멜은 "비과학과목이 초과 지원되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이상 과학에 대한 지원의 가중치는 바뀔 수 없다"고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헤프쎄 또한 현재의 가중치가 정밀한 방법론에 의하여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지속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적용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케이스는 영국의 어느 대학도 과다지원 되고 있지 않으며, 이러한 가정에 기반한 정책들은 모두 비현실적인 것 이라고 반론했다.
한편, 영국 양원의 위원회는 대학의 대표자들을 소집해 왜 헤프쎄와 대학 간에 갈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지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과학분야의 지원 가중치를 낮춘 것을 원상 복구할 수는 없는지 헤프쎄 측과 논의할 예정이다.
많은 과학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대한 헤프쎄의 독립성은 부적절한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대학의 자유를 지키는 방어막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영국의 과학자는 스스럼 없이 헤프쎄의 단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영국의 어느 주요대학 총장은 "자금이 국립보건원(NHS)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로 의약분야 학생의 수업에 조심스럽게 사용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물리학자, 생물학자, 엔지니어를 가르치는 자금이 신설된 영국 통산산업부 산하 과학혁신국(Office of Science and Innovation, 최근 기존의 과학기술국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이 타 부서와 통합하여 개편됨)과 같은 조직의 관장 하에 별도로 지원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코트그리브 박사는 "헤프쎄는 몇 십억 파운드의 납세자의 돈이 매년 무엇을 성취하는지에 대한 명백한 목표와 이를 측정하는 지표를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며 "평균적인 영국 납세자는 TV 시청료보다 많은 돈을 헤프쎄에 지불하고 있다. 우리가 BBC에 좋은 방송 내용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못 미치면 이의를 제기하듯, 헤프쎄도 또한 마찬가지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만일 헤프쎄가 국가의 과학적 수요에 걸맞지 않게 활동한다면, 대학에 그 자금지원 권한을 넘겨주어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 권기석 영국통신원(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서섹스대 박사과정)
- 저작권자 2006-07-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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