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페트병을 빛과 열로 분해해 고체·기체 상태의 화학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나왔다.
4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교수팀이 포항공과대(POSTECH) 박수진 교수팀과 함께 페트(PET)를 고체 테레프탈산과 기체 에틸렌으로 바꾸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테레프탈산은 고체 형태라 바로 걸러낼 수 있고, 에틸렌은 기체로 발생해 고체와 따로 모을 수 있다. 테레프탈산은 다시 페트를 만드는 원료로, 에틸렌은 각종 화학제품 기초 원료로 쓰인다.
이 기술은 폐페트 분말과 촉매를 묽은 황산 용액에 넣고, 햇빛과 비슷한 인공 빛을 비추면서 50도로 가열하는 방식이다.
촉매로는 코발트를 포함한 탄소 나노소재를 입힌 다공성 실리콘 입자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을 활용한 테레프탈산과 에틸렌 수율을 조사했다. 수율은 이론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각 물질 양에 비해 실제로 얼마나 만들어졌는지를 뜻한다.
실험 결과 24시간 동안 페트 분말이 73.2% 전환됐다. 테레프탈산과 에틸렌 수율은 각각 69.4%, 39.1%였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투명 페트병과 검은색 식품 용기도 테레프탈산 수율이 각각 91.4%, 90.8%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폐페트를 화학 원료로 바꾸려면 고온·고압·유기 용매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비용이 많이 들었다.
또 만들어진 원료들이 용액에 함께 녹아 있으면 이를 분리·정제하는 데도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화학적 전처리 없이 가능하다. 다만 테레프탈산에 섞인 미반응 페트 등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은 필요하다. 에틸렌도 함께 발생한 수소 기체와 분리해야 한다.
류정기 교수는 "페트는 가장 재활용이 잘되는 플라스틱이지만, 이를 분해해 화학 원료로 만드는 화학적 재활용은 공정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여전히 상업화가 더딘 상황"이라며 "이번 기술은 원료 생산과 회수 과정을 간소화해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를 위해서는 처리 규모를 키워 생산성을 검증하고, 추가 정제 비용까지 포함한 전체 공정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지난 9월 30일까지 게재됐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6-1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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