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국내 연구진이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의 결함을 판별하는 국제기준의 오류를 밝혀냈다고 25일 밝혔다.
KERI 차세대반도체연구센터 나문경 박사팀은 충남대 홍순구 교수팀, 호리바에스텍코리아, SK실트론 등과 산학연 공동연구를 하고, SiC 전력반도체 내부 결함의 '특성 발광 파장'을 새로 규명했다.
SiC 전력반도체는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을 견디며 전류 방향과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 몸으로 치면 근육 같은 역할을 한다.
특히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높은 전압과 열을 버텨야 하는 첨단산업에 널리 쓰인다.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원자들이 겹겹이 쌓이다가 미세하게 어긋나는 이른바 '적층 결함'(Stacking Fault)이 생기면 제 성능을 낼 수 없어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산업계에서는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를 깨지 않고 불량을 찾아내기 위해 빛을 쏘아 검사하는 '광발광(PL) 검사'를 쓴다. 웨이퍼에 빛을 비춘 뒤 결함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는 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연구과정에서 상용 웨이퍼 207장에 담긴 10만여개의 결함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특히 '(4,1) 프랭크형 적층 결함'이 상용 웨이퍼에서 중요한 결함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준에는 이 종류의 적층 결함은 파장이 424㎚(나노미터)인 것으로 반영돼 있는데, 연구팀이 고난도 분석을 수행한 결과 파장이 459㎚인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웨이퍼의 결함 위치를 찾은 뒤 그 위치를 나노(10억분의 1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잘라내 원자분해능 주사투과전자현미경(HAADF HR-STEM)으로 실제 원자 배열을 직접 확인했다.
이를 위해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나노 시편 176개를 직접 깎아내 관찰했고,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첨단 이론 계산(밀도범함수이론·DFT)까지 더해 교차 검증을 마쳤다.
연구팀은 이처럼 전력반도체의 결함을 판별하는 국제기준의 오류를 밝혀냄으로써 향후 반도체 소재 품질검사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금속·무기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악타 머티리얼리아'(Acta Materialia, JCR 상위 5% 이내)에 게재됐다.
나문경 박사의 경우 이를 포함한 일련의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 분석·계측 전문기업인 호리바(HORIBA)가 주관하는 연구상(Masao Horiba Awards, Honorable Mention)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나 박사는 "결함 판별 기준의 오류를 바로잡았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국내 전력반도체 산업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6-10-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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