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균류를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해 얻은 균사체를 이용해 가죽과 비슷하면서도 생분해되는 부직포 소재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핸드백 시제품까지 제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핀란드 기술연구센터(VTT) 게자 실버이 박사팀은 12일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ACS 응용 생체 재료(ACS Applied Bio Materials)에서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한 균사체를 이용해 부직포 시트를 만들고, 이를 연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 방식까지 구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마누엘 아리아스-바란테스 박사는 "많은 사람이 화석연료 기반 소재와 동물 유래 소재를 대체할 물질을 찾고 있지만 규모 확대가 가능한 대체재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이 연구는 중요한 병목 현상 하나를 해결해 저렴한 균사체 기반 직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가죽은 내구성이 뛰어난 대표적인 소재지만 생산과정에서 축산업이 필요해 환경적 부담이 크고, 이를 대체하는 비건 가죽은 일반적으로 석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소재여서 재활용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버섯 갓 아래에 퍼져 있는 실처럼 가느다란 균사체에 주목했다. 균사체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세포벽과 섬유 구조로 돼 있어 서로 연결된 섬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부직포 같은 소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에는 균류를 쟁반 형태 배양 용기에서 자라게 해 균사가 서로 얽히면서 하나의 단단한 시트를 만들도록 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 방법은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균류인 트리코더마 리세이(Trichoderma reesei)를 영양분이 풍부한 액체에 넣고 맥주 발효 탱크와 비슷한 생물반응기에서 배양했다.
이어 걸쭉한 펄프 같은 균사체 덩어리를 수확해 세척하고 소르비톨과 셀룰로오스를 섞어 소재의 유연성과 강도를 높인 다음, 이 혼합물을 얇게 펼쳐 건조해 가죽과 비슷한 질감을 가진 부직포 소재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소재에 색상이나 질감을 더하거나 균사체 소재를 면직물 위에 입히는 방식도 시험했으며, 종이를 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롤러 시스템을 이용해 폭 약 20㎝, 길이 약 8m의 균사체 시트를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물성 실험 결과 이 균사체 소재는 기계적 특성을 높이는 나노피브릴화 셀룰로오스 섬유와 가소제를 첨가하면 최대 인장강도가 11~19㎫, 파단 변형률이 9~10%로 전통적인 가죽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균사체 부직포는 물속에서는 28일 안에 생분해되고, 산업적 퇴비화 조건에서는 약 1.5개월 안에 빠르게 붕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균사체 부직포에 색상과 질감을 더해 가죽과 비슷한 소재로 가공하고, 이를 이용해 핸드백 시제품도 제작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소재가 당장 가죽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실제 균사체 기반 제품이 소비자에게 공급되려면 소재가 찢어지는 데 대한 저항성 등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의 의미는 생물반응기와 롤투롤 공정 등 생명공학과 인쇄 산업에서 이미 널리 사용되는 장비를 활용해 '버섯 가죽'을 실험실 수준을 넘어 연속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ACS Applied Bio Materials, Géza R. Szilvay et al., 'Production of Mycelium-Based Nonwoven Fabrics via Submerged Fermentation', https://pubs.acs.org/aabmcb/article/9/14/6465/5168444/Production-of-Mycelium-Based-Nonwoven-Fabrics-via?guestAccessKey=bf69be05-ac58-427c-933e-6094b5f63c05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6-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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