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정보는 스스로 잊는 능력을 갖춘 AI(인공지능)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이 반도체 소자는 실제 금융시장의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데도 성공했다.
서울대 공대는 재료공학부 박민혁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 윤정호 교수 연구팀과 함께 최근 입력은 기억하고 오래된 정보는 잊는 반강유전체 기반 AI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AI 하드웨어는 메모리와 연산 장치 사이의 반복적인 데이터 이동으로 속도와 전력 효율에 한계가 있었다.
또 이전 정보를 지우기 위한 초기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어 오래된 정보는 스스로 지우는 소자 수준의 단기 기억 기능이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압을 가하면 상태가 변하고 전압이 제거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반강유전체의 특성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산화지르코늄과 비정질 인듐·갈륨·아연 산화물(a-IGZO)을 결합한 2단자 소자를 제작하고 조성을 조절해 작은 상태 변화도 뚜렷한 전류 차이로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음성, 생체신호, 환경센서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속 들어오는 데이터를 별도의 초기화 과정 없이 연속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동안 소자의 한계로 여겨졌던 '자연스러운 망각' 특성을 시계열 데이터를 처리하는 연산 기능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번 반도체 소자는 손 글씨 숫자 인식에서도 입력 데이터를 75% 줄이고도 90.4%의 인식률을 기록해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주가 변동을 비롯한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의 미래값을 예측하는 저전력 인공지능 하드웨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민혁 교수는 "반강유전체가 전압 제거 후 스스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성질을 한계가 아니라 '망각'이라는 연산 기능으로 활용했다"며 "향후 음성·생체·환경 신호를 현장에서 처리하는 엣지 AI 시스템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6-08-12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