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DRC)의 열대우림에서 주황빛 입술과 가면 같은 얼굴을 지닌 새로운 원숭이 종이 확인됐다. 학명은 ‘콜로부스 콩고엔시스(Colobus congoensis)’, 현지 주민들이 이 원숭이를 부르는 이름에서 따 일반명은 ‘리크웰리(Likweli)’라 이름이 붙었다. 지난 75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새롭게 발견된 원숭이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연구 결과는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유전자, 형태학, 외형으로 새로운 종임을 입증
새로운 영장류 종이 로마미 국립공원(Lomami National Park) 숲속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08년이다. 연구진은 콩고민주공화국 중동부의 로마미강과 콩고강 상류인 루알라바강 사이의 숲을 조사하던 중, 높은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정체불명의 원숭이를 촬영했다. 이 원숭이는 다른 콜로부스원숭이보다 체구가 작고, 어깨와 등의 털도 상대적으로 짧았다. 또한, 작은 앞어금니와 길쭉한 어금니 등 다른 아프리카 콜로부스원숭이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특징을 지녔다. 이후 약 10년 동안 추가 목격이 없다가 2018년 국립공원 순찰대가 입 주변의 밝은 무늬와 항문 주변의 흰 반점을 지닌 검은 원숭이를 다시 촬영했다. 연구진은 두 사진 속 동물이 같은 원숭이라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2012년 이 지역에서 발견된 또 다른 원숭이 종인 레술라(Lesula, Cercopithecus lomamiensis)의 신종 확인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크리스토퍼 길버트 뉴욕시립대 교수는 “새로운 종일 가능성이 제기되면,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압도적이어야 한다”며 “우리는 기존 아프리카 콜로부스원숭이들과 두개골, 가죽 표본, 골격 구조 등을 비교·분석한 결과, 리크웰 리가 명백히 독립된 종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예일 피바디 자연사박물관과 미국 자연사박물관 등에 보관된 표본을 활용했다. 비교·분석에는 현존 아프리카 콜로부스과 원숭이 13종의 골격 표본 182점이 사용됐다. 여기에 두개골 계측 데이터베이스와 가죽 및 골격 비교·분석을 더해, 새로운 종을 공식적으로 기술하는 데 필요한 해부학적 진단 기준을 확립했다.
외형 및 해부학적 차이에서 더 나아가 연구진은 유전적 차이도 규명했다. 성체 세 마리에서 조직을 확보해 미토콘드리아 DNA 4,090개 염기쌍을 분석했다. ‘포효’처럼 들리는 독특한 울음소리도 녹음해 다른 콜로부스원숭이의 울음소리와 주파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형태학과 유전학, 음향학 자료가 각각 리크웰 리가 기존 종과 구분되는 독립적인 계통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했다.
리크웰리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종은 서중부 아프리카와 비오코섬에 서식하는 검은콜로부스원숭이(Colobus satans)였다. 두 종의 현재 서식지는 1,200km 이상 떨어져 있다. DNA 분석에서는 두 계통이 약 578만~344만 년 전에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콜로부스속의 가까운 종 사이에서 확인된 가장 오래된 진화적 분기다.
발견과 동시에 멸종위기 걱정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크웰리는 발견되자마자 멸종 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연구진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기록한 현장 관찰은 총 114건에 불과하다. 평균 무리 크기는 6.2마리였으며, 다른 종의 원숭이와 섞여 이동하는 모습도 자주 관찰됐다. 확인된 분포 범위는 약 1,700㎢다. 서울시 면적의 약 2.8배에 해당한다. 절대적인 면적만 보면 넓어 보이지만, 다른 콜로부스원숭이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분포다. 관찰 기록도 분포지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고 로마미강 인근 숲에 집중됐다.
교신저자인 케이트 데트와일러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 교수는 “비교적 몸집이 큰 영장류조차 최근까지 과학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콩고분지에 아직 조사되지 않은 생물다양성이 상당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동물 일부는 우리가 존재를 알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다”며 이번 발견이 과학적 성과인 동시에 경고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좁은 분포와 적은 개체군, 사냥 및 서식지 전환 위험을 근거로 리크웰리를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의 ‘위기(Endangered)’ 종으로 잠정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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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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