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 역시 깨어나 짝짓기를 시작하는 시기다. 봄을 알리는 개구리 울음 소리 속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졌다. 수컷 개구리의 ‘사랑 노래’는 단순한 구애 신호가 아니라, 번식에 적합한 환경 조건을 전달하는 생태적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2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Ecology and the Environment’에 발표됐다.
수온에 따른 개구리의 울음소리 분석
에릭 포스트 미국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교수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자연보호구역인 ‘퀘일 리지 생태보호구역’과 ‘라센 필드 스테이션’에서 시에라 나무개구리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연못 주변에서 수컷 개구리의 짝짓기 울음소리를 녹음하는 동시에 수온을 측정해, 온도와 울음 특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같은 수컷 개구리라도 수온이 높을 때 울음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수온이 차가울 때는 울음이 느리고 둔하게 들렸지만(들어보기), 수온이 올라가면 울음의 리듬이 빨라지고 더욱 활발해졌다(들어보기). 이러한 변화는 수컷의 체격이나 건강 상태보다는 환경 온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 개구리는 보통 빠른 울음을 선호했다. 양서류 번식은 온도에 매우 민감하다. 너무 차가우면 알 발달에 실패하고, 너무 따뜻하면 배아 손상 위험이 있다. 즉, 적절한 시기에 알을 낳는 것이 중요하다. 수컷 개구리는 가능한 한 빨리 번식 장소에 도착해 경쟁자보다 먼저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 하지만 암컷은 실제로 번식이 가능한 환경이 되었을 때 연못에 접근한다. 그런 의미에서 암컷에게 수컷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어느 연못의 물이 더 따뜻한지, 알을 낳기에 적절한 곳인지 등을 파악하는 일종의 ‘원격 온도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제1저자인 줄리앤 페크니 박사는 “수컷 개구리의 매력적인 울음소리는 단순한 구애 신호가 아닌, 환경 조건이 번식에 적합하다고 알리는 신호”라며 “물이 따뜻해질수록 수컷 개구리의 소리는 느리고 둔한 상태에서 점점 더 빨라지며 거의 절박하게 들리는 수준으로 변하는데, 사람의 귀로도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시대 양서류 번식 전략 이해할 단서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 연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봄이 더 빠르게 따뜻해지고, 수컷 개구리의 울음이 더 이른 시기에 변한다. 즉, 수컷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기후변화에 따른 계절 변화를 추적하는 생물 계절 변화(phenology) 지표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양서류 보전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양서류 종의 약 41%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데, 이는 척추동물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양서류가 언제 번식하는지,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그 시기가 어떻게 바뀌는지, 이런 변화를 유도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보전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토드 UC데이비스 교수는 “암컷이 울음소리를 통해 계절 변화가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바뀌는지 추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연못이 따뜻해질수록 수컷의 매력적인 울음이 더 이른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에릭 포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구리와 두꺼비의 봄철 울음이 갖는 새로운 의미에 주목한 연구로, 기후 변화에 대한 생물의 계절 반응을 연구하는 방식을 혁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짝짓기 소리를 내는 곤충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권예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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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6-03-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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