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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재 리포터
2025-12-26

2025년을 빛낸 과학 뉴스 10선 헌팅턴병 진행 75% 늦추는 유전자 치료, 제임스 웹 등 10가지 다양한 과학 발견 및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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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을 빛낸 과학 뉴스 10선

2025년은 의학, 우주 탐사, 질병 예방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견들이 쏟아진 한 해였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질환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고, 우주에서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단서들이 발견되었다. 첨단 기술과 오랜 연구의 결실이 현실로 다가온 2025년, 가장 주목받은 10가지 과학 뉴스를 소개한다.


1. 헌팅턴병 진행 75% 늦추는 유전자 치료 등장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이 헌팅턴병 진행을 75% 늦추는 유전자 치료 AMT-130을 개발했다. 헌팅턴병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치명적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보통 3050대에 증상이 나타나 1030년 내 사망에 이른다. AMT-130은 뇌의 선조체에 직접 주입되어 돌연변이 헌팅턴 단백질 생성을 영구적으로 차단한다. 12명의 고용량 투여 환자를 3년간 추적한 결과, 통합 헌팅턴병 평가 척도에서 75% 더 느린 진행을 보였다. 단 한 번의 뇌 수술로 평생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며, 2026년 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 FDA가 허가 전략을 변경하며 승인 과정에 변수가 생겼다는 소식이 있지만, 학문적으로 긍정적인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문제의 근원(돌연변이 유전자)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 유전자가 만드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공장(유전자)은 그대로 두되, 생산라인(messenger RNA)을 막아서 불량품(독성 단백질)이 덜 나오게 하는 것이죠.
문제의 근원(돌연변이 유전자)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 유전자가 만드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마치 공장(유전자)은 그대로 두되, 생산라인(messenger RNA)을 막아서 불량품(독성 단백질)이 덜 나오게 하는 것이죠.

 

2. 6개월에 한 번, HIV 예방 주사 시대 열려

2025년 6월, 미국 FDA는 6개월마다 투여하는 HIV 예방 주사 예즈투고(Yeztugo, 성분명 레나카파비르)를 승인했다. PURPOSE 1과 PURPOSE 2 임상시험에서 99.9% 이상의 참가자가 HIV 음성을 유지했으며, 여성 대상 시험에서는 감염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기존 매일 먹는 알약이나 2개월마다 맞는 주사와 달리, 6개월 간격으로 복부 피하 주사만 맞으면 된다. WHO는 이 약을 "HIV 예방의 획기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으며, 2027년부터 개도국에 연간 40달러에 보급될 예정이다. 일일 복약이나 잦은 병원 방문의 어려움을 해소해 HIV 종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6월, 미국 FDA는 6개월마다 투여하는 HIV 예방 주사 예즈투고(Yeztugo, 성분명 레나카파비르)를 승인했다. ⓒ Alchemy
2025년 6월, 미국 FDA는 6개월마다 투여하는 HIV 예방 주사 예즈투고(Yeztugo, 성분명 레나카파비르)를 승인했다. ⓒ Alchemy

 

3.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서 생명체 단서 발견

NASA 카시니 탐사선이 수집한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의 얼음 기둥 샘플에서 유기 분자가 검출되었다. 엔셀라두스는 두꺼운 얼음층 아래 액체 바다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발견은 지구 외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카시니 탐사선의 우주먼지분석기(Cosmic Dust Analyzer)가 기둥에서 분출된 입자를 분석한 결과, 복잡한 유기화합물이 확인되었다. 이는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생명체가 생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NASA는 향후 엔셀라두스 탐사 미션을 계획 중이다.

2015년의 엔셀라두스 모습 ⓒ NASA
2015년의 엔셀라두스 모습 ⓒ NASA

 

4. 췌장암 85% 정확도로 조기 발견하는 혈액 검사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OHSU) 연구팀이 85% 정확도로 초기 췌장암을 검출하는 혈액 검사를 개발했다. 췌장암은 증상이 늦게 나타나 진단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아 5년 생존율이 12%에 불과한 치명적 암이다. 새 검사는 췌장암 초기 세포를 급속히 성장시키는 FGFR2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실험쥐와 인간 세포 연구에서 FGFR2를 차단하면 특정 상황에서 암 발생이 예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인체 시험이 계획되어 있으며, 조기 발견을 통한 생존율 향상이 기대된다.


5. 모든 혈액형에 이식 가능한 '범용 신장' 개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와 Avivo Biomedical 연구팀이 효소 처리로 기증 신장을 범용 혈액형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25년 10월 첫 인체 실험에서 효소가 신장 표면의 혈액형 항원을 제거해 A형과 B형 신장을 O형(범용 혈액형)으로 전환했다. 이는 장기 이식 대기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돌파구다. 현재 혈액형 불일치로 인해 많은 환자가 적합한 장기를 찾지 못해 사망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모든 기증 신장을 범용으로 전환해 이식 대기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6. 노안 교정하는 안약 'VIZZ' FDA 승인

LENZ Therapeutics가 개발한 노안 치료 안약 VIZZ(성분명 아세클리딘)가 2025년 7월 FDA 승인을 받았다. 노안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굳어져 가까운 것이 잘 안 보이는 증상으로, 미국 1억 2,800만 명, 전 세계 20억 명이 겪고 있다. VIZZ는 동공을 축소시켜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드는 원리로, 한 번 점안하면 10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이전에 유럽에서 녹내장 치료제로 사용되던 아세클리딘이 노안에도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 오래 살면 누구나 겪는 노안을 안경 없이 일상생활에서 교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래 살면 누구나 겪는 노안을 안경 없이 일상생활에서 교정할 수 있게 되었다. ⓒ Getty Images
오래 살면 누구나 겪는 노안을 안경 없이 일상생활에서 교정할 수 있게 되었다. ⓒ Getty Images

 

7. JWST, 외계행성 대기의 3D 지도 최초 제작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외계행성 WASP-18b의 3D 대기 지도를 최초로 제작했다. WASP-18b는 '초고온 목성'으로 불리는 거대 행성으로, 대기 온도가 너무 높아 분자들이 파괴될 정도다. 연구팀은 JWST를 이용해 행성 대기의 온도 분포를 측정하고 입체적 구조를 밝혀냈다. 이는 외계행성의 기상 패턴, 대기 순환, 화학 조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진전이다. 3D 대기 지도 제작 기술은 향후 지구형 외계행성의 생명체 거주 가능성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8. 말라리아 감염 막는 새로운 항체 발견

2025년 초, 연구자들이 말라리아 기생충 플라스모디움 팔시파룸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종류의 항체를 인간 혈액에서 발견했다. 기존 치료제는 빠르게 변하는 기생충 표면 단백질을 공격했지만, 새 항체는 기생충이 쉽게 바꿀 수 없는 안정적인 내부 구조를 공격한다. 극소량 농도에서도 뛰어난 효능을 보였다. 이 발견은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말라리아 백신 개발의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플라스모디움 팔시파룸은 매년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는 가장 치명적인 말라리아 원인체다.


9. 민간 기업 최초 달 착륙선 'Blue Ghost' 성공

2025년 3월 2일, Firefly Aerospace의 Blue Ghost 착륙선이 달 표면 연착륙에 성공하며 최초의 상업용 달 착륙선이 되었다. 이는 정부 주도 달 탐사에서 민관 협력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이정표다. 여름에 Firefly Aerospace는 NASA로부터 달 남극 지역에 과학 장비를 운송하는 계약을 받았다. 이 지역은 물 얼음 연구와 미래 인간 탐사에 중요하다. 성공적 운송은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을 돕고, 상업 기업이 달 표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한다.

2025년 3월 2일, Firefly Aerospace의 Blue Ghost 착륙선이 달 표면 연착륙에 성공하며 최초의 상업용 달 착륙선이 되었다. ⓒ Blue Ghost, NASA
2025년 3월 2일, Firefly Aerospace의 Blue Ghost 착륙선이 달 표면 연착륙에 성공하며 최초의 상업용 달 착륙선이 되었다. ⓒ Blue Ghost, NASA

 

10. 의료 전용 양자 컴퓨터 첫 설치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IBM이 의료 연구 전용 세계 최초 양자 컴퓨터를 설치하고 신약 개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UN은 2025년을 '국제 양자 과학 기술의 해'로 선포했다. 양자 컴퓨터는 현대 슈퍼컴퓨터로도 답할 수 없는 약물 발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양자 컴퓨팅이 분자 행동의 더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단백질 접힘의 효율적 모델링을 가능하게 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약물 개발 외에도 양자 컴퓨팅은 다양한 분야의 복잡한 문제 해결에 적용될 전망이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5-1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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