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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5-07-29

'외계 생명체 증거'라던 논문, 15년 만에 철회 사이언스 "분석 과정 문제…연구 부정 없었지만 철회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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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아 GFAJ-1 ⓒ사이언스 제공
박테리아 GFAJ-1 ⓒ사이언스 제공

독성물질인 비소(As)를 기반으로 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며 외계 생명체 연구 분야에 논란을 일으켰던 논문이 15년 만에 결국 철회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24일(현지시각) "2010년 게재한 '인 대신 비소를 사용해 자랄 수 있는 박테리아' 논문을 철회한다"며 "이 연구는 언론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과학계에 수년간 지속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비소 함량이 자연보다 훨씬 높은 미국 모노 호수에서 채취한 박테리아 'GFAJ-1'가 인 대신 비소를 이용하고 특히 핵산에 결합해 자랄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비소는 주기율표에서 인 아래 있는 원소로 화학적 특성이 비슷하지만 불안정해 인 대신 달라붙어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만약 비소를 활용해 생존할 수 있다면 생명체 생존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허무는 것인 만큼 지구와 다른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당시 NASA는 이와 관련해 '외계 생명체 관련' 발표를 하겠다며 대대적 홍보하고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을 바꾸어 놓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분석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의문을 제기하며 환호는 금세 비판으로 바뀌었고, 인터넷 발달 시점과 맞물려 이례적으로 학계가 아닌 인터넷상에서 일반인들 사이 관련 논문을 둘러싼 공론이 이어졌다.

그러자 NASA는 발을 뺐고, 논문을 실은 사이언스도 2011년 비판과 반박을 담은 기술 논평을 실은 데 이어 2012년 GFAJ-1의 생존에 인산염이 필요하며 비소가 대체할 수 없다는 반박 논문 2편을 별도로 발표하며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연구를 주도한 미생물학자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는 희생양이 돼 온갖 비난을 맞고 학계를 떠난 후 최근에야 다시 연구를 시작했다는 사연이 지난 2월 뉴욕타임스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사이언스는 당시 철회 기준이 데이터 조작을 확인하거나 저자가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때만 가능했다며 논문을 철회하지는 않아 왔다.

사이언스는 이후 영국 출판윤리위원회(COPE)의 지침이 강화되며 연구 결과가 오염된 연구 데이터에 기반했을 때 철회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번 철회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이언스는 저자들이 연구 부정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연구자들이 비소 존재 여부를 분석하기 전 박테리아에서 핵산을 제대로 정제하지 않았다고 시사했다.

한편 논문 저자들은 모두 사이언스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이들은 사이언스에 공개된 온라인 서한을 통해 "연구가 더 신중하게 작성되고 논의될 수 있었겠지만, 보고된 데이터를 그대로 고수한다"며 부정행위가 없었던 만큼 사이언스가 COPE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5-07-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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