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가로와 세로 중 어느 방향이 더 튼튼할까? '달걀 떨어뜨리기' 도전에서 통용되는 '세로 방향이 더 강하다'는 믿음과 달리 달걀을 가로 방향으로 떨어뜨려야 깨질 가능성이 더 작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탤 코언 교수팀은 9일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에서 교실에서 흔히 실시되는 '달걀 떨어뜨리기 도전'(egg drop challenge)을 모사한 실험을 한 결과 달걀이 세로보다 가로 방향으로 떨어질 때 충격을 더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달걀 떨어뜨리기는 나무젓가락이나 플라스틱 빨대 같은 재료를 이용해 달걀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게 보호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학 실험이다. 일반적으로 달걀을 세로로 놓았을 때 깨질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달걀이 세로와 가로 방향으로 떨어질 때 어떻게 깨지는지 비교하기 위해 총 180회의 낙하 실험을 했다. 8㎜와 9㎜, 10㎜ 등 세 가지 높이에서 각각 60개의 달걀을 단단한 표면 위에 떨어뜨렸다. 세로 방향으로 떨어뜨릴 때는 뾰족한 쪽과 뭉툭한 쪽으로 20개씩 떨어뜨렸다.

실험 결과 평균적으로 세로 방향으로 떨어뜨린 달걀이 더 낮은 높이에서도 더 잘 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 높이에서 세로 방향은 절반 이상이 깨졌으나 가로 방향은 10% 미만이 깨졌다.

9㎜와 10㎜ 높이에서는 가로 방향 달걀이 각각 30%와 50%가량 깨졌지만 세로 방향 달걀은 70~80%가 깨졌다. 세로 방향으로 떨어뜨릴 때 뾰족한 쪽과 뭉툭한 쪽 중 어느 쪽이 아래로 향했는지는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어 달걀 60개를 압축기에 세로와 가로 방향으로 넣어 달걀이 깨지는 데 필요한 힘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가로 방향과 세로 방향 모두 달걀을 깨뜨리는 데 필요한 힘은 약 45뉴턴(N=1㎏ 물체를 가속도 1㎨로 가속할 수 있는 힘)으로 같았지만, 가로 방향으로 놓인 달걀이 깨지기 전까지 더 많은 힘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달걀이 가로로 놓였을 가운데 부분이 더 유연하기 때문에 힘이 가해질 때 세로일 때보다 더 많은 힘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흔히 달걀을 세로 방향으로 떨어뜨릴 때 잘 안 깨진다고 오해하는 이유는 물리적 특성인 강성(stiffness)과 강도(strength), 인성(toughness)을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걀이 세로 방향으로 압축될 때 변형에 저항하는 강성은 가로 방향보다 더 크지만, 이것이 깨지기 전까지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인 인성도 더 크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물리학 수업에서 '상식'에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자연과 인공 구조물에 흔한 달걀 껍데기 같은 구조에 대한 함의도 가진다며 동적 하중에 대한 이런 구조물의 반응에 대한 연구에 이 결과를 적용할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Communications Physics, Tal Cohen et al., 'Challenging common notions on how eggs break and the role of strength versus toughness',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5-025-020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