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구조돼 대학의 해양동물 실험실에서 자란 캘리포니아 바다사자(Zalophus californianus)가 리듬감을 익히고 박자를 맞추는 실험에서 사람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인간의 리듬 유지 능력과 동물의 리듬 유지 능력을 직접 비교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부 포유류와 조류가 실험실 실험에서 리듬 신호에 맞춰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박자에 맞춰 행동한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2008년 야생에서 태어난 로난은 영양실조로 탈진한 상태로 3번이나 구조된 뒤 야생에서 생존이 어렵다는 당국의 판단 아래 2010년 해양포유류의 행동과 생리를 연구하는 라이크무스 교수의 실험실로 입양됐다.
로난은 이곳에서 다른 동물들과 함께 학습과 기억, 감각 생물학, 잠수 생리학 등 다양한 연구에 참여했고, 메트로놈 박자에 맞춰 고개를 흔드는 훈련도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로난과 대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스네어드럼 박자에 맞춰 로난은 고개를 흔들고, 대학생들은 자신이 주로 쓰는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을 하면서 박자 정확도를 1천분의 1초 단위로 측정했다.
스네어드럼 박자는 로난이 어렸을 때 연습을 한 분당 120박자와 함께 처음 접해보는 112박자와 128박자 등 3가지가 사용됐다.
실험 과정을 촬영해 비디오 추적 소프트웨어로 박자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로난이 대학생들보다 박자의 정확성이 더 높고 변동성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난의 박자 정확도는 특히 템포가 빠를수록 증가해 분당 128박자 실험에서 평균 129회의 고개 움직임을 보였으나 대학생들의 평균 템포는 116회를 기록했다.
로난은 가장 많이 연습한 템포인 120박자에서 평균 15밀리초(millisecond : 1천분의 1초) 이내에 박자를 맞추었으나 사람의 눈깜박임은 150밀리초의 오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 뉴컬리지 교수이기도 한 제1 저자 피터 쿡 박사는 "로난이 어렸을 때 리듬 훈련을 한 시간을 합치면 한 살 아기가 들어본 것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로난은 사람 눈깜박임보다 10배 정확한 리듬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라이크무스 교수는 "이 연구는 단순히 바다사자의 리듬 수행 능력을 테스트한 게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성숙도와 경험 문제"라며 "이는 바다사자가 인지적 행동을 하고 이를 기억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Peter Cook et al., 'Sensorimotor synchronization to rhythm in an experienced sea lion rivals that of human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5-95279-1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5-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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