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발생하면 죽은 나무의 뿌리가 부패하면서 점착력(토양을 붙잡고 있는 힘)이 떨어진다.
더욱이 집중호우까지 쏟아지면 뿌리에 달라붙는 힘이 약해지면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극한 강우 뒤 산사태 발생 위험을 2시간30분 이내에 예측, 산사태와 토석류(산지의 흙과 바위 파편 등이 빗물에 섞여 급격하게 하류로 흘러 내려가면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2023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모하메드 옴바디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북반구 고지대의 강수량은 평균 15% 증가한다.
이에 따라 산사태, 토양침식, 홍수 등 자연재해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토 약 64%가 산지로 이뤄져 있어 최근 기온 상승과 급격한 강수량 변화로 인한 산사태와 토석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사전 예측된 기상 상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고, 국지적인 강우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기상청의 초단기 예보 자료인 국지예보모델(LDAPS)을 바탕으로 1차원부터 3차원까지 연동되는 물리 기반 산사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대형 산불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와 토석류 위험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대피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2023년 경북 예천과 경주 불국사 인근 토암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를 대상으로 모델링을 한 뒤 인공위성 영상·항공사진과 비교한 결과, 산사태 피해지역 예측 정확도가 85% 이상에 달했다.
토석류에 대해서도 토석류 전이 위험 지역을 예측하는 2차원 토석류 모델을 개발, 산림지역 토양 특성과 나무, 암석 등 이동까지 반영해 위험 반경 해석 정확성을 90% 이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지질연 산사태연구센터장은 "최근 발생한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지역에 적용해 산사태-토석류 위험성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며 "정확하고 효과적인 산사태 대응 기술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4-1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