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평가연구소 김민석 박사와 동아대 조완섭 교수 공동 연구팀은 살충제에 첨가하는 부형제(약제를 일정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로 인해 인간에 끼치는 독성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음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살충제 등 대부분의 생활화학제품은 유효성분을 골고루 분산하기 위해 부형제 역할을 하는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이나 폴리옥시에틸렌라우릴에테르(PLE)와 같은 계면활성제(계면의 경계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를 첨가한다.
연구팀은 살충제 유효성분과 혼합된 PEG는 일정 농도 이상에서 집합체를 형성, 소수성(疎水性) 부분이 일종의 덩어리인 핵을 형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집합체 구조가 동물 등 인간 세포에 전달될 경우 세포가 에너지를 쓰는 과정인 세포내이입(세포 밖 물질을 세포 내로 옮기는 과정)이 아니라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발생하는 단순확산(세포막이 물질을 통과하는 것)으로 바뀌어 독성 영향이 커질 수 있음을 밝혔다. 집합체 구조는 두꺼운 외피를 가진 곤충에게서는 투과성을 낮춰 살충제 성분의 전달률을 떨어뜨리지만, 인간이나 동물 등 비대상 생물(의도되지 않은 효과가 나타나는 생물)에게는 살충제 성분 전달을 높여 독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PEG와 PLE는 화장품 등에도 널리 쓰이는 만큼 다양한 생활화학제품 속 주요 성분 물질과 부형제의 혼합 과정에서 일어나는 독성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민석 박사는 "유효성분에 대한 단일물질 독성 연구뿐만 아니라 혼합물에 대한 효능과 독성기전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안전한 화학물질 사용 규제를 위한 근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3-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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