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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연합뉴스
2024-08-26

‘건초 속 바늘’ 암흑물질 후보 액시온 추적 범위 좁혔다 기초과학연구원 "고감도로 액시온 탐색…세계 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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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우주 속 암흑물질 후보인 '액시온'(Axion)의 발견 가능성을 높였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액시온·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연구팀이 액시온의 사냥 범위를 좁히는 내용의 논문 두 건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주 속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만으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으로 설명되는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는 4%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9%)로 구성돼 있다.

액시온은 암흑물질의 후보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액시온은 질량이 가벼워 매우 약하게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액시온 장의 일부를 질량에 상응하는 주파수를 갖는 빛(광자)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영역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이뤄지는데, 이론이 예측하는 액시온의 주파수 영역은 FM 라디오 주파수 영역의 5만배에 달할 정도로 넓다.

연구단 메인 실험팀은 액시온을 설명하는 이론 모델 중 가장 높은 감도를 요구하는 'DFSZ 액시온' 탐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액시온의 이론적 예측 영역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지구 자기장보다 24만배 강한 12테슬라(Tesla)의 자석을 구현, 액시온 질량이 4.24∼4.91 마이크로전자볼트(주파수로 1.025∼1.185㎓)에 해당하는 주파수 범위를 고감도로 탐색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정우현 연구위원은 "DFSZ 액시온의 광자 변환이 1㎓(기가헤르츠)의 주파수 영역에서 초당 100여건씩 발생하는데, 이때 배경 잡음이 초당 4천개에 달한다"며 "높은 실험 난이도로 인해 DFSZ 액시온을 탐색할 수 있는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두 곳뿐인데, 이중 1㎓ 이상의 주파수에서 고감도로 액시온 탐색에 성공한 건 IBS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메인 실험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X'(Physical Review X)에 실렸다. 고주파수팀은 김진의 서울대 명예교수가 제시한 또다른 액시온 이론 모델인 'KSVZ 액시온' 탐색을 목표로 더 높은 주파수에 주목한다. KSVZ 이론에 근거한 최근 연구들이 20∼30마이크로전자볼트(주파수로 4.8∼7.25㎓)의 고주파수 영역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고주파 신호를 탐색하려면 주파수 신호를 증폭하는 공진기의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부피가 줄면 액시온이 광자로 변하는 확률도 감소해 데이터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팀은 원통형 공진기를 피자 조각처럼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눈 '피자 공진기'(다중방 공진기)를 고안해 주어진 부피를 최대한 이용하는 한편 첨단 냉각기와 양자 증폭기를 통해 실험 민감도를 높였다.

실험 결과, 액시온이 질량 22마이크로전자볼트 영역에서 존재할 가능성을 90% 신뢰 수준으로 배제했다.

고주파수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교신저자인 윤성우 연구위원은 "암흑물질 탐색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일과 비슷하다"며 "위치를 대략 안다면 바늘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이론적 예측을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해 액시온 탐색 실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4-08-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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